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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와이어 끊어진 게 소방안전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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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와이어 끊어진 게 소방안전 뿐일까

입력
2007.05.1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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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초등학생들 앞에서 안전교육에 참여했던 엄마들이 참변을 당한 사건은 그 충격이 오래 갈 것이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소방안전 체험 학습'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학부모 2명이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아이들이 신뢰하고 좋아하는 '소방관 아저씨와 함께 하는 가족안전 행사' 도중 일어난 일이어서 황당함은 더욱 크다. 안전을 위한 교육에 기본적 안전조치마저 무시되고 있었다니 믿기 어렵다.

사고의 직접 원인은 고가사다리의 와이어(철선)가 끊어진 것이라고 한다. 2~3톤의 장력을 견디게 돼 있는 철선이 300~400㎏의 바스켓을 지탱하지 못한 이유가 '1970년대 도입 이후 처음'이라거나 '안전검사를 통과했다'로 이해될 순 없다.

그렇다면 '수십년의 관행'이나 정부 안전시스템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수십m 높이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고가사다리차 바스켓에 안전벨트나 고리걸쇠조차 없었다니 그것을 인명구조 장치라고 부를 순 없다.

소방당국의 전시행정도 그냥 넘기기 어렵다. 사고는 5월 들어 서울 시내 초등학교와 공원 등에서 실시된 28번째 행사에서 발생했는데, 고층빌딩 인명구조에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그물이나 에어매트마저 준비되지 않았다 한다. 안전 교육에 공을 들이기보다 홍보성 행사에 학부모를 동원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 일반 시민을 화재상황이나 고공활동 시뮬레이션에 안전요원도 없이 참여시키고, "어른이어서 괜찮을 줄 알았다"고 변명하는 것은 행사 목적의 앞뒤가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부주의로 안전사고가 날 때마다 우리는 인재(人災)라 고 부르며, 주의를 환기하고 책임자 문책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이전의 어떤 사고보다 내용상 더 심각하며, 불안은 클 수밖에 없다.

시민생활에 직결된 모든 부문에 안전 저해요소가 없는지 총점검할 것을 주문한다. 소를 잃었다면 외양간은 더욱 튼튼하게 고쳐야 한다. 특히 소방당국은 이번 사건을 뼈를 깎는 쇄신의 기회로 여겨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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