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심상철)는 18일 21명의 사상자를 낸 잠실고시원 화재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정모(52)씨에게 방화치사ㆍ치상 혐의에 대해 무죄를 인정, 징역10월에 집행유예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화재가 노래방에서 인위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불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정씨 외에는 전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방화방법도 명백하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정씨가 검찰에서부터 '경찰 자백은 허위였다'고 부인하는 이상 그 진술은 유죄인정 증거로 쓸 수 없다"며 "따라서 정씨가 홧김에 불을 저질렀다는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방화의 동기도 뚜렷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정씨의 범행을 확신할 증거가 부족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주류판매, 청소년 출입 등 위반 혐의만 인정, 집유를 선고했다.
정씨는 지난해 7월 내연녀가 헤어지자고 하자 홧김에 서울 송파구 잠실동 빌딩 지하1층에 자신이 운영하던 노래방에 불을 질러 건물 고시원에 살던 8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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