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를 통틀어 한 시즌에 몇 번 보기 힘든 완벽한 홈런이었다.
이승엽(31ㆍ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오랜만에 만점 스윙을 뽐내며 비거리 140m가 넘는 대형 아치를 쏘아올렸다. 시즌 10호 대포를 쏘아올린 이승엽은 일본 진출 이후 개인 통산 100홈런에 5개차로 다가섰다.
이승엽은 18일 나고야 돔에서 열린 센트럴리그 라이벌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오른쪽 외야 스탠드 상단에 떨어지는 장쾌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16일 요코하마전 이후 2경기 만에 대포를 가동한 이승엽은 일본에서 4시즌 연속으로 두 자리수 홈런과 함께 올시즌 43경기 만에 센트럴리그 5개 전 구단 상대 아치를 기록하게 됐다.
선두타자 3번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의 중월 2루타가 터진 0-3으로 뒤진 6회 무사 2루. 상대 투수는 지바 롯데 시절이었던 2005년 5월20일 퍼펙트 피칭을 홈런 한방으로 끊었던 인연 많은 주니치의 우완 에이스 가와카미 겐신으로 초구 파울, 2구째 헬멧을 향하는 위협구, 3구는 무릎을 파고드는 몸쪽 공.
볼카운트가 1-2에서 4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커브(시속 111㎞)에 이승엽은 기다렸다는 듯 풀스윙을 돌렸고, 방망이 중심에 맞은 타구는 가속이 붙어 스탠드 상단까지 뻗어갔다. 이승엽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의 공이었다.
체중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오른발을 땅에 붙인 채 스윙을 한 이승엽은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멋진 스윙과 넘치는 파워로 4만 여명 주니치 팬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
이승엽은 "커브를 노린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축이 되는 왼발에 체중이 실려 있는 상태에서 스윙이 나와 큰 홈런이 된 것 같다. 타격감이 조금씩 좋아지는 느낌이다"며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2회와 4회는 중견수 플라이와 볼넷, 6회 마지막 타석은 우완 미들맨 오카모토 신야에게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의 타율은 2할5푼4리(169타수 43안타)가 됐다.
한편 주니치 이병규는 4타수 1안타로 타율 2할4푼8리(153타수 38안타)를 기록했다. 주니치의 4번 타자 타이론 우즈는 7회 요미우리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시즌 18호 솔로포를 터트리며 이승엽과의 차이를 8개로 유지했다. 센트럴리그 선두를 달리는 요미우리는 이날 2-5로 져 2위 주니치에 1게임차로 쫓기게 됐다. 주니치는 6연승.
도쿄=양정석 객원기자(일본야구 전문)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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