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충성도가 매우 낮다는 당 자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달 9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101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의 여론조사를 실시해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 지지자 중 69.9%가 지지이유로 ‘노무현 대통령보다는 잘해 주길 기대해서’라고 답했다.
‘한나라당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잘해서’라는 적극적 지지 응답은 24.9%에 불과했다. 한나라당에 대한 높은 지지도가 여권의 실정 등 반사이익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올해 대선에서 정당과 후보 중 어느 것을 보고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서 25.5%만이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올해 대선 때까지 지지하는 정당을 바꿀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26.2%가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바꾸지 않겠다’는 응답은 67%였다. 여연은 “지지 정당 변경 의사가 있는 지지층이 이탈했을 경우 한나라당 지지도는 현재 47%에서 35%로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이미지에 대한 조사결과도 부정적이었다. ‘한나라당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보냐’는 질문에 36.9%만이 그렇다고 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56.6%에 달했다.
또 한나라당이 ‘야당답게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9.5%에 그쳤고, ‘정권을 다 잡은 마냥 거만해 있다’는 답은 49.1%에 달했다. ‘한나라당이 가진 자와 기득권층을 대변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감한다는 응답이 48.9%로 공감하지 않는다(30.9%)는 응답보다 많았다.
여연은 “당 브랜드 로열티(Brand Loyalty)가 매우 낮아 당 지지가 대선 지지와 연결되지 않는다”며 “향후 당의 모든 활동은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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