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의 한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푼다.’
지난 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탁구 대표팀은 한 개의 금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는 20년만의 일이었다. 당시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25ㆍ삼성생명)과 ‘맏형’ 오상은(30ㆍKT&G) 등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이 기대를 모았으나 끝내 중국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하며 좌절을 맛봐야 했다. 이제 또 한번 진정한 최강을 가리는 무대에서 중국과의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남녀 탁구대표팀이 오는 21일부터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2007 세계탁구선수권에서 ‘타도 만리장성’에 나선다.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남자 단식과 복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랭킹 5위 오상은의 기량이 정점에 올라 있고, 9위 유승민도 큰 무대에 강해 ‘최강’ 중국에 도전해 볼 만하다. 선수단은 지난 16일 출국해서 17일부터 본격적인 현지 적응 훈련에 돌입했다.
128명이 출전하는 단식은 진정한 최강자를 가리는 무대. 탁구 최강 중국은 이번 대회 6명의 톱랭커를 출전시킨다. 3명만 단식 출전이 가능한 올림픽보다 2배 많다. 중국은 세계랭킹 톱10 안에 무려 6명이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유럽세 역시 만만치 않다. 랭킹 3위 볼티모(독일)와 삼소노프(6위ㆍ벨라루시), 슐라거(11위ㆍ오스트리아) 등 힘과 기술을 겸비한 강자들이 ‘타도 중국’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랭킹 1위 마린(중국) 등 중국세를 견제할 대안은 아무래도 한국 탁구라는 평가다. 삼성생명의 강문수 감독은 “중국을 넘을 가능성은 유럽보다는 한국 쪽이 크다. 오상은과 유승민 주세혁(27ㆍ삼성생명) 등이 복병을 피해 16강 이상까지만 올라가면 만리장성을 넘는 것도 기대할 만 하다”고 말했다.
여자대표팀은 최대 4강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정화 감독은 “에이스 김경아(12위ㆍ대한항공)를 중심으로 단식과 복식에서 4강 진입이 목표다. 아직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대회는 내년 올림픽을 위한 예비 단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