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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펀드는 '빌딩 먹는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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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펀드는 '빌딩 먹는 하마'

입력
2007.05.1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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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외국계 투자기관들의 서울 도심‘알짜배기’오피스 빌딩 인수와 부동산 개발사업 참여 열기가 뜨겁게 일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론스타와 칼라일 등 대표적인 외국계‘하이일드 펀드’(고수익 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ㆍ요구 수익률 15% 이상) 운용 투자기관들이 서울 도심과 강남지역 오피스 빌딩 인수의 주축이었다면, 최근엔 연ㆍ기금 등을 중심으로 보다 안정된 수익률을 추구하는‘코어 펀드’(요구수익률 10% 이하) 운용 기관들이 한국의 빌딩 사냥에 앞 다퉈 나서고 있다.

16일 미래에셋 맵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외국계 펀드들이 국내에 소유중인 오피스 빌딩 수는 현재 65개로, 투자금액만 5조원에 달하고 있다. 외국계 펀드들이 한국 오피스 빌딩에 관심이 높은 것은 연평균 5~8% 이상의 임대 수익률이 보장되고, 투자 후 5년이 지나면 평균 50% 이상의 매각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장사인 셈이다.

네덜란드계 종합금융회사인 ING그룹은 16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 2만평 규모의 팬택 신사옥 빌딩을 공개입찰을 통해 2,000억원(평당 1,000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완공된 이 빌딩은 지하 5층, 지상 22층 규모의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공사대금만 660억원이 투입됐다.

또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애경ARD홀딩스 소유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성플라자 빌딩 내 매장을 제외한 9~20층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근 선정돼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대우빌딩 인수전에서는 호주계 종합 금융회사인 맥쿼리은행의 부동산투자기관인 맥쿼리글로벌프로퍼티스와 모건스탠리 등이 국내 업체들보다 더 높은 인수 가격의 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알짜배기’오피스 빌딩을 둘러싼 외국인 투자자 간의 손바뀜 현상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도이치은행그룹 계열사인 도이치투신운용(RREEF)은 지난달 중순 여의도 증권타운의 상징인 대우증권 빌딩(1,120억원)과 동양종금증권 빌딩(1,300억원)을 매입했다.

이들 빌딩은 맥쿼리가 보유했던 것으로, 2004년 맥쿼리는 대우증권 빌딩을 골드만삭스로부터 720억원, 동양증권 빌딩은 론스타로부터 850억원에 매입했다. 이로써 맥쿼리는 3년 만에 850억원의 매매차익을 거둔 셈이다.

부동산 개발사업 참여도 늘고 있다. 서울 여의도‘신 증권타운’의 길목인 옛 중소기업 전시장 부지. 이곳에선 지금 서울시와 미국의 종합금융회사 AIG가 합작한 55층 짜리 매머드급 서울국제금융센터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연면적 15만평에 55층짜리 오피스 빌딩 3개 동과 호텔 1개 동으로 구성될 국제금융센터는 공사비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또 이 공사장 맞은 편 통일주차장 자리에는 2010년 완공예정으로 72층과 59층짜리 오피스 타워 2개 동이 들어설 파크원의 부지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 초 본격 착공할 이 사업엔 모건스탠리 부동산펀드 등 외국계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형석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상무는“국내에서 외국계 펀드들의 높은 수익창출은 사실 국내 투자자에게 돌아갔어야 할 기회였다”며 “국내업체로는 맵스와 코람코가 오피스 빌딩 투자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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