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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공기업의 共生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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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공기업의 共生구조

입력
2007.05.1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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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을 지지한 정치인이라고 해서 공공기관의 감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입니다. 정치인인 만큼 국가와 정부에 대해 큰 애정을 갖고 있고,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공헌한 만큼 꼭 성공시켜야만 한다는 책임감도 더 강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7월 청와대 인사수석실 비서관이 공기업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난 보도를 반박하기 위해 청와대브리핑에 기고한 글의 일부다. 그는 참여정부 인사는 엄격한 심사를 통한 ‘시스템 인사’이므로 권위주의 정부에나 맞는 낙하산 인사라는 용어는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그의 말대로 이번에 외유성 남미 세미나를 주도한 ‘감사 포럼’ 소속 상임감사 61명 가운데 정치권 출신은 43명이나 됐다. 경력을 살펴보아도 기업 경영과는 무관한 열린우리당과 청와대, 운동권 출신이 대부분이다.

과거 정권보다 나을 것이 없는 전형적 낙하산 인사다. 청와대 비서관이 주장한 국가관이나 정권에 대한 책임의식으로 따진다면 과거 군사정권 시절 낙하산 인사의 주대상이던 군출신이 더 나았을지 모른다. 내부 업무를 알지 못하니 제대로 된 감사가 이뤄질 리 없고, 그들의 관심 역시 정치권의 움직임이나 선거 출마일 뿐이다.

▦ 아무리 비난여론이 들끓고, 수없이 대책들이 쏟아져 나와도 공기업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권력과 관료, 공기업이 이 구조에서 모두 수혜를 누리는 ‘공생의 커넥션’을 맺고 있는 탓이다.

권력에게 공기업은 정권 창출에 기여한 정치적 동지나 지지자들을 배려하고 관리하는 논공행상의 도구다. 특히 감사 자리는 하는 일은 없는데도 연봉은 억대가 넘으니 최고의 보직이다. 공무원에게 공기업은 자신들이 맘대로 요리할 수 있는 산하기관이며, 퇴직 후 옮겨갈 제2의 직장이다. 당연히 산하 공기업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 공기업에서는 내심 정치인 출신 기관장이나 임원을 다른 분야 출신보다 선호한다. 업무를 모르기 때문에 간섭이 덜하고, 정치를 해 본 경험이 있어 직원 복지등에 통 크게 돈을 쓸 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기업 직원들도 퇴직 후 자리를 위해 자회사나 출자회사를 만드는데 열성이다. 자연히 공기업은 계속 불어나고, 방만한 경영에 도덕적 해이가 판을 치기 마련이다. 이러한 공생구조를 깨지 않는 한 공기업 개혁은 불가능하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민영화지만 참여정부 들어 중단됐다. 지금이라도 국가가 관리할 필요가 없는 공기업은 과감히 민영화해야 한다.

배정근 논설위원 jkp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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