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노조 전환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어온 공무원 최대 단일 노동조직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의 지도부 일부가 17일 집단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전공노 출범 이후 최대 위기다.
전공노 지도부 최고 상위조직인 중앙집행위원 10여명은 이날 내부통신망에 올린 긴급성명서를 통해 "전공노의 파행적 운영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조직의 합리적 정상화를 촉구하면서 중앙집행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대회조차 자신들(지도부)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으로 점거 당하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며 "지금 전공노가 처한 조직적 위기상황은 조직운영의 기본원칙이 일부의 폭력에 의해 유린되고 침탈 당한 것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총 30명의 전공노 중앙위원 중 사퇴의사를 밝힌 사람은 한석우ㆍ오영택ㆍ윤용호ㆍ천정아 부위원장과 안병순 서울지역본부장, 오봉섭 부산지역본부장, 조창형 경기지역본부장, 정형택 광주지역본부장, 최영종 충북지역본부장, 박형기 전남지역본부장 등 10여명이다.
전공노는 그 동안 권승복 위원장을 비롯한 합법화 반대 진영과 이에 맞서 합법화 전환을 주장하는 진영이 대립해 왔다. 합법화 전환 여부를 묻는 총투표를 위해 2월 24일 열린 전공노 전국대의원대회가 권 위원장측 지도부의 '단상 점거'로 무산된 데 이어, 이 문제를 재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개최 예정이었던 전국대의원대회도 권 위원장측의 이의 제기로 무산됐다.
전공노는 현재 전국 186개 지부 중 50여개 지부가 합법 전환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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