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남 진주시의 중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며 유유히 흐르는 남강(南江). 임진왜란 3대첩 가운데 하나인 진주성 전투와 의기(義妓) 논개의 호국ㆍ충절의 혼을 간직한 남강이 밤이면 현란한 빛을 뿜어내며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남강의 화려한 변신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경관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뛰어난 관광상품’이라는 정영석 진주시장의 뚝심이 빚어낸 작품이다.
진주시의 남강 프로젝트는 2004년부터 67억원을 들여 진양호∼진양교 9㎞구간을 따라 경관조명을 설치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진양호반 전역과 물문화관, 귀곡섬, 진주성 성벽과 촉석루, 진주ㆍ천수ㆍ진양교 교각에 형형색색의 조명시설을 설치, 그저 그런 강변도로를 ‘가장 찾고 싶은 밤거리’로 탈바꿈 시켰다.
서장대 아래 남강 둔치의 음악분수는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2,965평 부지에 29억원을 들여 만든 이 음악분수는 직경 28m의 원형분수 1개와 터널 바닥분수 2개, 산책로, 야외무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음악에 맞춰 다채로운 모양과 화려한 레이쇼까지 펼쳐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음악분수 주위에 설치된 바람개비 모양의 이색 가로등 9개와 진주성 앞에 띄워놓은 황포돛배에도 불을 밝히면 진주의 야경은 그야말로 보석처럼 반짝인다.
특히 음악분수는 3~11월 매주 토요일 오후 9시30분부터 10시까지 워터스크린을 활용한 뮤직비디오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상영, 가족과 연인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다.
자연 친화적인 남강 만들기 사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시는 1단계로 진양교 상류와 나불, 가좌천 합류지점 정비를 마친데 이어 10월까지 2단계 사업으로 기존 콘크리트 호안블록을 걷어내고 자연석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또 동방호텔 앞 과 망경동 둔치에 자연친화적 주차장을 만들고 생태습지 조성과 하천바닥 준설 등도 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남강 둔치와 제방을 따라 만들어진 길이 62.7㎞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전국 최고의 환상적인 코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과 빛이 어우러진 남강 유등축제도 진주의 새로운 브랜드로 부상했다.
남강 유등축제는 임진왜란 때인 1592년 10월 김시민 장군이 왜군 2만명을 맞아 싸우면서 풍등(風燈)으로 성 밖 지원군과 군사신호로 사용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2000년부터 매년 10월 중순 소망등 띄우기, 부교(浮橋) 건너기 등으로 짜임새 있게 치러진다.
특히 남강유등축제는 2005년 문화관광부 지정 우수축제에 이어 지난해 최우수 축제로 선정됐으며 축제비용의 50%이상을 자체 충당해 전국 축제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 받고 있다.
진주시는 개천예술제와 전국 최초의 상설 소싸움장, 질 좋은 한국 실크를 세계에 알리는 진주실크페스티벌 등 특색 있는 축제를 통해 사계절 관광객들을 사로 잡는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 정영석 진주시장 "환경보존·관광개발의 하모니 추구"
"남강을 깨끗하게 지키면서 관광자원화 한 '물과 빛 프로젝트'는 환경보존과 관광개발의 공존 가능성을 실현해 보인 의미 있는 사례입니다."
정영석(사진) 진주시장은 2002년 취임과 동시에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남강 유등으로 축제를 만들어 5년 만에 전국 최고 축제로 발전시킬 만큼 남강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정 시장은 "천혜의 자연환경 만큼 훌륭한 관광상품은 없다는 생각에서 남강을 따라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음악분수와 자전거도로, 생태하천 등 계획을 수립했다"면서 "이들 계획은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과도 부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경관조명과 음악분수는 진주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정도로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면서 "2010년 진주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은 남강유등축제, 개천예술제 기간에 맞춰 문화와 체육을 접목한 성공적인 행사로 치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현재 건설중인 실크밸리와 바이오밸리가 완공되고 2012년 경남 혁신도시가 준공되면 진주시는 남부권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이동렬기자 dylee@hk.co.kr정창효기자 ch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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