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사진) 왕자의 이라크 파병이 무산됐다.
영국 국방부는 16일 초급 장교로 복무 중인 해리 왕자의 참전이 너무 위험하다는 군 지휘관들의 판단에 따라 그를 이라크에 파병키로 했던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대넛 육군참모총장은 “해리 왕자가 속한 블루스 앤 로열스 연대가 이라크 저항세력의 표적이 돼 크게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다수의 구체적인 위협들로 인해 해리 왕자를 이라크에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시아파 무장세력은 영국 왕위 승계 서열 3위인 해리 왕자의 파병이 결정된 직후 그를 납치하겠다며 테러 위협을 가했고, 사흘 전에도 해리 왕자의 이라크 도착에 대비해 모종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라크 무장세력의 살해 위협이 있었다.
영국 왕실은 성명을 통해 “해리 왕자가 이번 결정에 실망했지만 이를 존중한다”며 “대넛 참모총장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샌드허스트 사관학교를 졸업한 해리 왕자는 여러 차례 “최전방 근무가 아니면 아무 의미도 없다”며 이라크에서 탱크부대를 지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해리 왕자의 파병은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영국내 비판론은 수그러 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국군 출신의 군사령론가 찰스 헤이만은 “이라크가 해리 왕자에게 위험하다면 다른 장병들에게도 마찬가지”라며 “이번 결정은 현지 장병들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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