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판매회사 제이유(JU)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전ㆍ현직 정치인들의 국세청 상대 세무조사 무마 청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전직 국세청 고위관계자를 소환ㆍ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특수1부(부장 최재경)는 JU가 세무조사를 받은 2004년 국세청 핵심직위에 있던 고위관계자 1명과 실무국장 등 2명을 14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JU 전 회장 주수도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정치권 등 인사 2~3명에게 금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세청 관계자들에게 당시 1,320억원대의 추징금 통보를 받은 JU가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해 2004년 말 재조사 결정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전ㆍ현직 의원과 사회저명인사 등으로부터 청탁 전화를 받았는지 여부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JU는 재조사를 통해 2005년 12월 강남세무서로부터 당초 추징액의 절반 이하인 532억원을 부과받았다.
검찰은 또 JU의 정ㆍ관계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받고 있는 한모(46)씨에 대해 이날 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씨는 2004년 6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주씨로부터 국세청 세무조사 등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4차례에 걸쳐 수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한씨가 정치권 인사들을 끌어들여 국세청 로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주씨로부터 서해유전 사업이 허가 연장될 수 있도록 유력인사에게 부탁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서울 강남의 H음식점 여사장 송모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H음식점은 참여정부의 정ㆍ관계 인사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은 16일 주씨가 염동연 통합신당 의원,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전 국회 부의장),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 등 정치인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에게 대가성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는 본보 보도(16일자)와 관련, “관계자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인사의 경우 이미 수사가 진행 중임을 시사한 것이다.
염 의원과 이 의원은 전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연락이 닿지 않았던 신 총재는 이날 “음식점에서 주인의 소개로 주씨와 한번 인사한 것밖에는 없고 그 뒤로 주씨를 만나거나 단돈 백원 받은 적 없다”며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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