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6일 ‘경선 룰 중재안 가운데 2개항(선거인단 확대, 시ㆍ군ㆍ구별 투표소 설치)은 여전히 우리에게 불리하다’는 박근혜 전 대표측 주장에 대해 “아주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김포공항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경선에서) 국민의 투표율을 높이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당심(黨心)에 의존하며 민심의 투표율이 높아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박 전 대표측을 겨냥했다.
이 전 시장은 “후보 검증 문제로 다시 박 전 대표와 격돌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검증은 철저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회창 후보 때 ‘아니면 말고’식, 음해성 폭로로 피해를 많이 입었는데 당내에서 똑 같은 수법을 쓰는 것은 아주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찾아 “경제성 차원에서라도 철도와 도로가 북한과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속초ㆍ강릉시를 방문, 지역 주민들을 만난 뒤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강원지역 민심ㆍ당심 잡기에 주력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말을 아꼈다. 그는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5ㆍ16 민족상 시상식에 참석, 후보 검증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아무 얘기도) 안 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박 전 대표는 시상식장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었을 뿐 공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시상식에 참석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박 전 대표를 마주한 자리에서 “여기(박 전 대표)가 틀림없이 돼”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 전 총재는 축사를 통해 “오늘 특히 귀한 분이 참석하고 계신다. 연말에 좋은 결과와 민족의 내일의 선두를 이끌길 바란다”며 박 전 대표를 격려했다. 김 전 총재는 축사의 뜻을 묻는 질문에 “12월이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참석자가 “박 전 대표를 도와달라”고 하자 “이심전심이다. 아까 (축사 때 박 전 대표의) 이름도 안 불렀는데 (참석자들이 누구인지) 다 알더라”라고 답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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