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의 검증 전략은 네거티브 방지가 핵심이다. 정책 검증이나 사실에 근거한 검증에는 당당히 응하겠지만 네거티브 공세는 철저히 차단한다는 것이다. 검찰 고발 등 법적 대응도 마다 않을 방침이다.
정두언 의원은 16일 “사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검증이라기보다는 사실 관계 자료도 없이 네거티브를 해 왔다”며 “앞으로는 구체적 근거가 없을 경우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의원도 “검증을 하더라도 흑색선전 및 왜곡ㆍ조작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분명히 만들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문제 제기 후 일정한 시한 내에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곧바로 당 윤리위 또는 검찰에 가져가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증위를 철저히 외부인사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네거티브 방지 차원이다.
이 전 시장측은 박근혜 전 대표측이 주장하는 청문회 실시에도 분명히 반대했다. 청문회가 네거티브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 뻔하다는 인식이다. 박 의원은 “우리끼리 하는 청문회는 검증은커녕 정치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일축했다.
대신 이 전 시장측은 강재섭 대표가 당 쇄신안에서 밝힌 네거티브 감시위는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전 대표측이 네거티브 감시위 설치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당 쇄신안에 있는 것을 안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 전 시장측은 그러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직접 검증은 하지 않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대한 무수한 제보가 있고 증인들이 찾아오지만 직접 검증위에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문제제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증은 당과 언론이 하면 된다”고 말했다. 진수희 의원도 “애초부터 우리는 검증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캠프 내에서는 박 전 대표도 검증 받아야 할 대목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수장학회 문제나 2002년 한나라당 탈당과 복당 과정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사생활을 둘러싼 루머도 거론된다. 이 전 시장측은 직접 검증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검증 진행 상황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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