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용산빌딩 3층에 자리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 사무실 내 이 전 시장 집무실은 비어있다. 지난 주말 캠프 사무실을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여의도로 이전 했지만 이 전 시장은 아직 새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전 시장 집무실엔 책상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다. 참모들은 14일부터 이곳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14일 오후 경선 룰 양보 기자회견도 새 사무실에서 하지 않고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했다. 여의도에서 회의를 하고 있던 측근 의원들을 모두 안국포럼 사무실로 오도록 했다.
왜 그럴까. 이 전 시장이 당분간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려 하기 때문이다. 기존 정치권을 상징하는 여의도에 머물기 보다 민심 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도다. 경제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이 전 시장은 14일 밤 기자회견 이후 가회동 자택으로 귀가하면서 기자들에게 “당분간 여의도에 안 들어간다. 여의도 정치를 바꿀 결심이 설 때 그때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는 16일 “이 전 시장은 기존 정치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갖고 있다”며 “당분간 안국포럼 사무실을 이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이 전 시장은 캠프 사무실을 여의도로 이전하는 것조차 부정적이었으나, 공간 문제 등 현실적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전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캠프 관계자는 “다음주께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고 나면 이 전 시장도 여의도 사무실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시장의 이 같은 행보는 대선 이후 집권할 경우 정치판을 대대적으로 물갈이 할 것이라는 그동안의 관측을 또 한번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이래저래 주목되고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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