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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싸움꾼의 쾌도난마 '200호 금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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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싸움꾼의 쾌도난마 '200호 금자탑'

입력
2007.05.1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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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의 현안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출판전문 격주간지 <기획회의> 가 200호의 금자탑을 쌓는다. 1999년 2월1일 첫 호를 펴낸 지 8년 3개월만인 20일 200호가 나온다.

<기획회의> 의 산 증인은 출판계의 ‘싸움꾼’ 한기호(49)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이다. 한 소장은 <소설 동의보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등 초대형 베스트셀러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창비의 중견 영업자 출신. 그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초 국내 2위의 서적도매상인 송인서적의 부도를 목격한 뒤 국내출판계 문제점을 짚어보고 현장 목소리를 담아보자는 의미에서 이듬해 잡지를 창간한다. 당시 제호는 <송인소식> .

“출판인들의 글을 통해 출판 담론을 펼쳐보자는 의미에서 가볍게 시작했죠. 그런데 7매 짜리 글 한편 제대로 써줄 출판인도 찾기 어렵더군요. 초창기 좌담이 많은 것도 그래서 이지요.”

필자를 구하기 힘들었고, 원고료를 아끼기 위해 당시 한 소장은 매달 500매 이상의 원고를 써야 했다. 그때 한 소장을 도왔던 이가 현재 프리랜서 출판 칼럼니스트인 한미화씨. 초기에는 두 한씨가 ‘투캅스’처럼 국내 출판계의 현안을 쾌도난마로 풀어냈다. 그의 열정 덕분에 이 잡지는 요즘 출판인들의 필독서 역할을 하고 있다. 2004년 유가지로 전환하고 제호를 <기획회의> 로 바꿨는데, 출판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잡지 임에도 불구하고 3,000부 가량을 발행하고 있다. 돌려 읽는 점을 고려하면 대략 1만 명의 독자가 이 잡지를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일단 매체가 생기고 보니 출판인들이 독자도 되고 저자도 됐고, 출판 담론은 저절로 생성되더군요. 지금은 청탁할 필자와 아이디어가 넘쳐서 걱정일 정도”라고 웃었다.

한 소장의 직설적인 성격을 반영하듯 <기획회의> 는 자연스럽게 뜨거운 논쟁의 장이 됐다. ‘종이책의 미래’ ‘주례사 비평과 한국소설의 위기’ ‘도서정가제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수준 이하의 작품이지만 인기 소설가라는 이유로 일부 평론가들이 칭찬 일변도의 비평을 거듭하자 한 소장은 2002년 이 잡지에서 “소설이 주례사 비평에 놀아난다”고 일갈, 검찰에 고발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발행 초기에 출판계의 큰 담론을 주로 다뤘다면 앞으로는 출판인들에게 실용적인 정보를 전달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예컨대 신간 보도자료를 만드는 방법 등 소소하지만 중요한 정보 등을 담겠다는 것이다.

그는 “‘출판학’은 아직 없지만, 이 잡지를 통해 출판인들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게 됐다고 자부한다”며 “출판사에게 많은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출판사들이 독자들에게 다양한 책을 선보이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사진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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