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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윤리학자' 피터 싱어/ "열악 환경 식용동물 대량사육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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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윤리학자' 피터 싱어/ "열악 환경 식용동물 대량사육은 안돼"

입력
2007.05.1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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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런 만큼 종(種) 차별은 인종주의나 성차별에 버금가는 악덕입니다.”

동물 해방과 빈곤 구제에 앞장서고 있는 ‘실천하는 윤리학자’ 피터 싱어(61) 프린스턴대 석좌교수가 방한했다. 올해로 마감되는 한국철학회의 다산기념철학강좌에 초청받아서다. 그는 ‘이 시대에 윤리적으로 살아가기’란 주제로 16~21일 서울, 대구에서 4차례 강연을 가질 계획이다. 국내에도 <실천윤리학> <세계화의 윤리> 등 10여 권의 저서가 번역돼 있다.

16일 서울대 강연을 앞두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싱어 교수는 “쾌락과 고통을 체감할 수 있는 존재라면 마땅히 도덕적 배려를 받아야 한다”는 독특한 지론을 펼쳤다. 채식주의자인 그는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식용 동물을 대량 사육하는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어떤 기준으로도 동물 차별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인간 중심의 기독교적 윤리에 단호히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싱어 교수는 최근 기후 변동과 저개발국 빈곤에 관심을 쏟고 있다. 매년 연봉의 20%를 빈민구호단체인 옥스팜에 기부하기도 한다. 그는 온난화를 비롯한 이상 징후를 환경 문제가 아닌 윤리적 문제로 규정하면서 “대부분이 선진국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기후를 변화시켜 결과적으로 빈곤국에 가장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 위기상황이 도래한 만큼 책임 가리기보다는 빈곤국 원조, 대체에너지 개발 등 실천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 전 세계가 협력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2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마지막 강연은 상당한 논란을 일으킬 듯싶다. ‘생사판정의 도덕적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싱어 교수는 뇌사자의 안락사나 장애를 가진 유아의 치료 중단이 정당하다는 내용의 강연을 가질 예정이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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