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동해와 서해의 해수면 온도가 과거 100년간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인 온난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20세기 들어 급격한 경제발전을 달성한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북아 국가들이 대거 산업용수를 방류하면서 바다의 수온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0년간 동해 수온은 1.2~1.6도, 서해는 1.3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겨울(1~3월)과 가을(10~12월)의 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세계 평균 바다 수온 상승 온도인 0.5도보다 최대 3배 이상 높게 관측된 것으로, 이 같은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자연재해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일본 기상청은 수온 상승이 일본 지상의 온도 상승분(1.1도)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로 대기 온도가 올라갔고, 해수면이 그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동해와 서해를 포함한 주변 지역 바다의 수면이 계속 상승할 경우 산호 등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이 지역에 접근한 태풍의 세력을 더욱 발달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1900년 이후 선박이 관측한 주변 각 해역의 수온 데이타를 분석해 이를 과거 100년간의 수온 상승률로 환산했다. 해수면 온도는 매년 급격한 상하 변동이 나타나고 있지만 그 추이를 분석해 장기적인 수온 변화 경향을 추출해 낸 것이다.
한편 한국 환경부가 지난달 발표한 기후변화에 의한 한반도 영향 예측 사례에 따르면 97년까지 30년 동안 동해는 0.62도, 남해는 0.61도, 서해는 0.88도 상승했다.
이 바람에 오징어의 산지가 동해->남해->서해로 바뀌고, 남해에서 주로 잡히던 멸치가 서해에서도 풍어를 이루는가 하면 열대 어류들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 출몰하는 등 해양생태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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