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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따라잡기] 플라자합의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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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따라잡기] 플라자합의의 추억

입력
2007.05.1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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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9월22일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 5개국(G5)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미국 뉴욕의 플라자호텔에 모여 국내총생산(GDP)의 3%에 이르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축소를 위해 미 달러화 가치 하락 유도, 미국의 저축 증대 및 여타 국가의 내수 확대에 공동 노력한다는 플라자합의를 맺었다.

플라자합의로 미 달러화 가치는 급격히 하락해 1985년 2월부터 87년말까지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동안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 각각 114%, 113% 절하됐고, 영국 파운드화와 프랑스 프랑화에 대해서도 각각 75%, 92% 절하됐다.

미국은 90년대 말부터 또다시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GDP의 6%를 상회해 플라자합의 당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당연히 제2의 플라자합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며, 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동아시아 통화 등의 대폭 절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유럽국가들조차 엔화 절상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는 등 세계적인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한 주요국의 대응 노력이 오히려 약화한 모습이다. 오직 중국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미국을 중심으로 간간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현재 미국은 양호한 경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고 외국자본이 순조롭게 유입되고 있어 경상수지 적자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 것 같다. 유럽국가들은 유로화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가 안정적이고 경기도 회복세를 나타냄에 따라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편 일본 당국자들은 잃어버린 10년을 벗어나기 위해 엔저에 기댄 경제 성장세를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중국은 일본을 핑계로 위안화 절상을 늦출 수 있는 데까지 늦추면서 높은 수출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원화만 유독 지속적으로 절상되면서 최대 성장동력인 수출의 증가세가 위협 받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도 너무 빨리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 강대국들이 자기들의 이익에 충실한 사이 우리나라만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개선에 기여하면서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모양새다. 어쩌면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돼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는 우리도 이러한 주요국들의 움직임을 감안해 행동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가 꼭 경제원리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세계 각국은 시장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면서도 각종 정책수단을 동원해 시장이 자국에 유리하게 움직이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런 점에서 우리 정부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한국은행 조사국 전광명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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