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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라이슬러, 사모펀드에 매각/ 현대·기아차엔 어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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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라이슬러, 사모펀드에 매각/ 현대·기아차엔 어떤 영향

입력
2007.05.1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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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다임러의 크라이슬러 매각은 한국의 현대ㆍ기아차그룹에게는 큰 호재임에 틀림없다.

당장 현재 6위인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의 순위가 5위로 상승하게 되고,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환경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2005년 현재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자동차 생산량은 481만대로 세계 5위였으며, 6위는 120만대 가량 뒤진 369만대를 만든 현대ㆍ기아차그룹이었다.

그런데 연간 약 300만대를 생산하는 크라이슬러가 분리될 경우, 현대ㆍ기아차는 자동적으로 ‘글로벌 톱 5’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어부지리이긴 하지만, 당초 2009년으로 예상했던 ‘톱 5’로 진입시기가 2년 가량 앞당겨지게 된 셈이다.

현대ㆍ기아차의 ‘글로벌 톱 5’ 업체로서의 위상은 시간이 갈수록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의 세계화 전략에 따라 앞으로도 이 회사의 생산능력이 2009년까지 줄곧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말 국내외를 합쳐 430만대 수준인 생산능력을 올해 530만대로 확충하고, 2009년까지는 560만대, 2010년에는 600만대까지 높일 계획이다.

2010년에는 한국에 300만대, 중국에 100만대, 중국 이외 지역 200만대 생산시설을 가동한다는 게 현대차의 장기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위력을 발휘하는 가장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현대ㆍ기아차가 생산량 측면에서 세계 5대기업 반열에 올랐다는 것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 매각은 미국 ‘빅 3’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하게 됐다는 측면에서 현대차에게는 또 다른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서버러스 펀드가 예상대로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는 제품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6년 무이자 판매와 같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현대ㆍ기아차를 압박해 왔는데 이번 구조조정으로 이 같은 물량공세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공장 폐쇄와 대규모 정리해고 등에 따른 ‘빅 3’의 생산량 감축도 자연스레 현대ㆍ기아차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올해 91만5,000대를 판매하겠다는 현대ㆍ기아차의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현대 브랜드로 55만5,000대, 기아 브랜드로 36만대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베라크루즈와 신형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의 판매 호조에 따라 지난달 점유율이 3%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단기적으로 호재일 수 있으나, ‘빅 3’가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재정비하고 다시 합종연횡을 모색할 경우 3~4년 후에는 현대ㆍ기아차의 시장 입지가 오히려 약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빅3’가 노조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무너졌듯이, 현대ㆍ기아차 역시 경직된 노사관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들의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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