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지난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최근 3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통계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5,101개 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5.6%로 전년보다 0.6%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000원을 팔아 56원밖에 벌지 못했다는 의미다.
수익 악화의 원인으로는 역시 급속한 환율하락을 먼저 꼽지 않을 수 없다. 2006년 한해 동안 원ㆍ달러 환율은 11.7%가 하락,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02년 4월말 이후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40%나 올랐지만, 엔화와 위안화 가치는 7% 정도 올랐을 뿐이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끝없이 추락하는 환율을 보면서 바짝바짝 타 들어가는 기업인들의 심정이 백분 이해된다.
그렇지만 부진한 이유를 모두 환율 탓으로 돌려서도 안 된다.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반도체, 휴대폰 같은 주력 수출품들이 70~80%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제조원가가 낮아지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수출이 어렵다고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환율 방어에 나설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환율 외에도 유가 상승 같은 요인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외부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장사를 못한 최종 책임은 결국 기업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경영환경 악화를 돌파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에 실패한 탓이라 해도 할 말이 없다.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금고에만 쌓아두고 투자를 하지 않는 소극적 행태나, 위험을 피하려는 기업가들의 도전정신 약화에도 책임이 있다.
일본 기업들은 80년대 살인적 엔고를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정신으로 이겨냈다. 우리 기업들도 기술개발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내부 혁신을 통해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과감한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들의 무거운 짐을 하나라도 덜어주는 방안을 찾는데 발벗고 나서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