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5일 “마카오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 동결자금 문제 해결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혀 이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는 BDA 문제가 북한이 바라는 대로 해결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북한은 BDA에 묶여있는 2,500만 달러를 합ㆍ불법 자금의 구분 없이 1개 계좌로 묶은 뒤 제3국 은행을 거쳐 북한 계좌가 개설된 러시아나 이탈리아 은행으로 송금 받기를 원했다.
북한은 이와 함께 52개 계좌에 분산돼있던 자금을 1개 계좌로 묶는 작업을 진행했고, 미국이 중계은행으로 자국 은행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BDA문제가 해결을 위한 마지막 단계를 통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이 달 18~25일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4개국을 방문하면서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회동한다면 장기 교착상황에 있는 6자회담 국면을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대두됐다.
결국 미국의 은행을 통해 러시아나 이탈리아에 개설된 북한 계좌로 돈을 이체하는 수순이 진행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날 외무성 대변인이 “자금송금이 실현되면 곧바로 핵 시설 가동중지 조치를 위할 용의가 있으며, 미국측과는 이후 단계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BDA 해결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2ㆍ13 합의에 따른 조기조치 이행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분석도 만만치 않다. 북한이 2ㆍ13합의 이행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BDA 문제를 다시 거론한 것은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BDA 문제로 북측의 초기조치 이행도 계속 지연되면서 갈수록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언급이라는 것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아직까지 (BDA 문제가) 잘 해결되고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문제해결을 위해서 시간이 몇 주 더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해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미국이 자국 은행을 중계은행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이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이후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 이후 쏟아져 나오고 있는 북한에 대한 미국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를 겨냥, “BDA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계속 요구도수를 높이면서 지연전술을 쓰고 있다고 주장하며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라는 얘기들이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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