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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살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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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살아간다는 것

입력
2007.05.1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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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 / 푸른숲文化大革命을 살아낸 인생 "산다는 건 운명과의 우정"

1966년 오늘, 중국 공산당이 ‘5ㆍ16통지’를 채택했다. 프롤레타리아 문화대혁명의 깃발을 올려 교육 문화 언론계의 반동사상을 철저하게 비판한다는 것을 규정한 문건이다. 중국 문화대혁명의 공식 출발이었다.

10년에 걸친 문혁은, 류사오치(劉少奇) 덩샤오핑(鄧小平) 등 이른바 반모주자파(反毛走資派) 제거를 위한 마오쩌둥(毛澤東)의 권력투쟁이었지만 그 결과는 20세기판 분서갱유(焚書坑儒)로 나타났다.

1981년 중국공산당 제11기 제6중전회는 문혁을 당과 국가, 인민에게 건국 이래 가장 심한 좌절과 손실을 가져다 준 극좌적 오류라고 규정했다.

살아가기 위해 목숨 건 9차례의 매혈 여로를 걷는 한 남자의 이야기 <허삼관 매혈기> 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중국 작가 위화(余華ㆍ47). 그의 1992년작 장편소설 <살아간다는 것> (원제 ‘活着’)은 문혁의 시대를 살아낸 중국 민중의 서사다. 그 격동 속에서 재산과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남아 인생을 돌아보는 농부 ‘복귀(福貴)’의 내력으로 중국 현대사를 재평가하고 있다.

너무 리얼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복귀의 인생 곡절, 거기에 위화 특유의 진솔한 묘사가 오랜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소설 중 한 구절. “베갯잇에도 결코 계급투쟁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새겨져 있는가 하면, 침대보에는 ‘폭풍과 격랑 속에서 전진’이라는 글자가 박혀 있었지. 매일 모주석, 그 노인장의 말씀 위에서 잠을 잤던 거야.” 1994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장이머우의 <인생> 은 이 소설이 원작이다.

“사람은 살아가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나가고 있는 것이지, 살아가는 것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는 위화는 이를 ‘사람과 그의 운명과의 우정’이라고 표현한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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