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4일 경의ㆍ동해선 열차시험운행 탑승자 선정과 관련, "6ㆍ15 정상회담 수행인사 가운데 가능한 분, 국민에게 친숙한 문화ㆍ예술계 인사, 그 동안 통일운동에 기여한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세 가지 원칙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화ㆍ예술계 인사 가운데는 신세대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일부 연예인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열차시험운행 탑승자 명단이 공개됐다. 그런데 명단에는 매우 낯 익은, 그러나 이 장관이 밝힌 세 원칙 가운데 어느 하나에도 해당되지 않은 이름이 하나 있었다. 바로 영화배우 명계남씨. 그는 '㈜원칙과 상식' 대표 자격으로 동해선 탑승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문화ㆍ예술계 인사 가운데 차인표, 문근영, 송일국, 한혜진씨 등 여러 연예인에게 탑승을 제안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빠진 것"이라며 "명씨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 가운데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명씨가 그 동안 평화통일을 위해 어떤 열정을 보여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는 신세대에 어필하는 연예인 범주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명씨의 탑승은 구설수를 자초하고 있다. 한국전쟁 후 처음으로 남북의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는 뜻 깊은 행사의 의미가 이런 문제 때문에 바래서는 안 된다.
이 장관이 말하는 '열정' 이란 게 그 동안 명씨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보여온 열정이라면 쉽게 이해가 된다. 명씨는 노사모 초대회장을 지냈고, 최근 친노 핵심인사들이 결성한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본인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막판에 명단에서 빠진 이유도 그런 열정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신재연 정치부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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