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뮤지컬 팬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제목만 들어도 귀가 번뜩일 대형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오리지널 뮤지컬로 국내 관객에게 첫 선을 보이는 두 작품이 특히 궁금증을 자아낸다. 제작비 60억원의 창작 뮤지컬 <대장금> (26일~6월 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브로드웨이에서 건너 온 <킹 앤 아이> (18~2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다. 킹> 대장금>
새로운 맛으로 탄생한 '대장금'
<대장금> 의 한진섭 연출가는 “50분물 54부작의 원작을 2시간 30분짜리 뮤지컬로 압축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한다. 이에 제작진이 택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원작의 큰 사건들을 추린 후 장금의 일과 사랑에 초점을 맞추었다.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기 보다, 수라간 나인으로 성공하고 의녀로서 백성을 역병에서 구하는 장금이에 집중한다. 민정호와의 애틋한 사랑을 그 과정에 덧대는 구조다. 대장금>
무대 장치와 의상은 ‘생략과 상징’을 강조한다. 1막의 무대인 궁궐은 기둥과 계단 등을 통해, 2막의 무대인 제주도는 유채꽃밭과 풍어제 장면으로 나타낸다. <대장금> 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 만드는 장면은 어선(御膳) 경연으로 보여준다. 배우가 만두를 빚진 않지만 노랫말과 음악으로 재료를 다듬고 음식이 끓는 소리를 표현해 관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40곡에 이르는 음악은 서양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중심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다. 대장금>
의상 역시 고증보다는 한국적 문양과 색감을 살리는 데 역점을 두었다. 전통사극의 맛보다는 동서양을 조화롭게 결합한 ‘퓨전 요리’ 같다. 장금 역은 김소현 최보영 안유진이, 민정호 역은 원기준 김우형이 맡는다. 예술의전당 공연 후 8월 25일~9월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738-8289
원작의 명성을 잇는 '킹 앤 아이'
<킹 앤 아이> 는 국내 관객에겐 뮤지컬 보다 율 브리너가 태국 시암의 왕으로 출연한 영화( <왕과 나> )로 더 익숙하다. 그렇지만 영화 때문에 뮤지컬을 친근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등 뮤지컬의 모범으로 삼아도 될 명곡으로 극이 채워졌다는 점도 작품을 보다 친근하게 만든다. 왕과> 킹>
<킹 앤 아이> 가 영화 <왕과 나> 를 원작으로 삼은 것으로 알고 있는 관객이 많지만 굳이 선후를 따지면 뮤지컬이 먼저다. 1951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은 이후 50년이 넘도록 꾸준히 올려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율 브리너 역시 뮤지컬 <킹 앤 아이> 를 통해 영화에 발탁됐다. 킹> 왕과> 킹>
이 작품은 국내에서 2003년 김석훈과 김선경이 출연, 라이선스 뮤지컬로 공연한 적이 있으며 브로드웨이 팀이 직접 국내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시암의 왕 역을 맡은 폴 나카우치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도 이 작품의 주인공을 맡았으며 드라마 과 뮤지컬 <미스 사이공> 에 출연한 베테랑이다. 미스>
애나 역은 브리애나 보르거가 맡았다. 국립극장 공연 후 6월 2, 3일 8, 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6월 15~2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02)541-2614
사진제공 PMC프러덕션, ㈜지에스이엔티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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