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KIA의 붙박이 1루수였던 장성호(29)는 ‘최희섭 유탄’을 맞게 됐다. 팀 사정상 최희섭에게 1루를 양보하고 좌익수로 나가야만 한다.
그러나 장성호는 15일 수원 현대전에 앞서 “팀이 필요로 한다면 포지션은 관계 없다. (좌익수로 나가면) 오히려 방망이를 더 잘 칠 수도 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장성호는 이날 2005년 7월29일 대전 한화전 이후 1년 9개월여만에 처음으로 좌익수 글러브를 끼었지만 2회 정성훈의 홈런성 타구를 걷어내는 멋진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가 잘된 덕분이었을까. 1회와 5회 빗맞은 안타 2개로 타격감을 조율한 장성호는 3-2로 쫓긴 6회 1사 만루에서 좌완 노환수의 초구 직구(시속 142㎞)를 잡아당겨 만루홈런(비거리 110m)를 뿜었다. 그랜드슬램은 시즌 5호, 통산 449호, 개인 5호.
지난 96년 KIA 전신 해태에서 데뷔한 장성호는 안타 2개만 더하면 한화 장종훈이 갖고 있던 최연소(만 32세 5개월 21일) 1,500안타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꼴찌 KIA는 장성호의 5타수 3안타(4타점) 불방망이에 힘입어 현대를 8-3으로 누르고 원정 3연패를 끊었다. KIA의 ‘땜빵 선발’ 이상화는 5와3분의1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올시즌 첫 승을 따냈다. 반면 현대 선발 캘러웨이는 패전투수가 되며 2005년 6월17일 군산경기부터 이어오던 KIA전 7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7위 삼성도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제이미 브라운의 5이닝 무실점 역투를 앞세워 한화에 6-1 대승을 거두고 모처럼 연승을 달렸다. 브라운은 시즌 8경기만에 첫 승(2패). 잠실에서는 SK가 LG를 8-4로 꺾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SK는 4-4로 맞선 6회초 4점을 올려 승부를 갈랐다. 잠실 4연승.
6전 전승을 달리던 SK 선발 케니 레이번은 4와3분의1이닝 4피안타로 4실점한 뒤 4-4이던 5회 1사 후 강판, 시즌 8경기 등판 만에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레이번의 뒤를 이어 등판, 1과3분의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윤길현은 행운의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이날 승리 투수 4명 가운데 3명이 마수걸이 승을 거두는 진기록을 세웠다.
롯데는 마산경기에서 7회 강민호의 좌익선상 2루타로 두산에 짜릿한 6-5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 김동주와 롯데 이대호는 각각 시즌 8호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개인 통산 1,000경기 출전을 기록한 김동주는 1회 선제 3점 홈런으로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수원=최경호기자 squeeze@hk.co.kr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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