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4일 일각에서 거론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밀약설에 대해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김 전 대통령 시절 내가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햇볕정책은 폐기 대상이 아닌 계승ㆍ발전 대상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갑자기 대북 정책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5, 6년 전부터 일관되게 같은 주장을 해 왔다"며 "범여권에 다가서기 위해서도, 김 전 대통령과 밀약이 있기 때문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측 간에 모종의 교감이 있을 것이란 관측은 오히려 짙어지고 있다. 최근 호남 표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손 전 지사는 이번 방북 기간 남ㆍ북ㆍ미ㆍ중 4개국 정상회담 대신에 김 전 대통령의 주장인 '선(先)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또 최근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인 박지원씨가 손 전 지사와 만났다는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손 전 지사가 방북 직전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에게 자문을 구했다는 설도 있다. 물론 양측은 이 같은 소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동교동계 설훈 전 의원은 "손 전 지사가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보다 호남 득표력에서 더 낫다는 얘기가 틀리지 않다"며 "(손 전 지사가) 지금은 독자신당을 말하지만 결국 범여권과 합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전 지사측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캠프 관계자는 "국민의 정부 시절 야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햇볕정책을 지지한 것은 용기가 있어야 가능했던 일"이라며 "김 전 대통령도 이런 점을 좋게 생각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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