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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선박, 충돌 알고도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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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선박, 충돌 알고도 항해

입력
2007.05.1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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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물선 골든로즈호와 충돌한 중국 컨테이너선 진성(金盛)호가 사고 발생 후 골든로즈호 선원들을 구조하기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항해를 계속했다는 사실이 진성호 선원에 의해 확인됐다.

진성호 선원 리(李)모씨는 “사고 시각인 12일 새벽 3시쯤(현지시각) 옌타이(煙臺) 해역 부근에서 진성호가 갑자기 흔들리면서 속도가 떨어졌다”며 “이후 배가 다시 정상속도를 회복했다”고 말했다고 중국 칭다오자오바오(靑島早報)가 14일 보도했다.

리씨는 “배가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항에 들어온 뒤 선박 수리원이 배의 앞 부분에 이상 변형이 생긴 것을 확인하고 해상수색구조 센터에 충돌 위치 등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특히 사고발생 신고 접수시간을 12일 오전 11시 40분, 진성호의 다롄항 입항 시간을 오후 2시 50분으로 보도한 바 있는 신화통신도 이날 진성호가 사고 발생후 현장에 머물지 않았다고 거듭 확인했다.

이는 진성호 선장 등이 큰 충격을 감지하고도 사고 및 피해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대규모 조난 사태로 이어졌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구조 의무를 방기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다롄항 입항 후 즉시 신고했다는 식으로 입을 맞췄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씨는 “사고 당시 짙은 안개로 가시 거리가 150m도 되지 않아 이로 인해 충돌사건이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진성호 선원들은 현재 다롄항에 억류된 채 선상에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사고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진행중인 톈진(天津) 해사국 긴급구조팀은 골든로즈호의 침몰위치를 확인했다. 구조팀은 수중음파탐지기를 이용, 오전 10시 40분쯤 처음 이상 신호를 잡고 이후 선박 침몰위치와 선체가 해저에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인민일보가 전했다.

주중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사고 접수 후 12시간이 지난 뒤 한국 대사관에 통보한 것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중국 당국은 진성호의 사고 신고 경위는 물론 신고를 접수한 중국 당국의 대응 과정 등을 모두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이날 선박 20여척과 헬기 2대 등을 동원, 사고해역에 대한 수색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측은 한국이 요청한 구조선 파견 등에 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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