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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미국드라마) 열풍' 식을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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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미국드라마) 열풍' 식을 줄 모른다

입력
2007.05.1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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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미국드라마)열풍이 갈수록 거세다. 인기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가 24일부터 지상파 TV인 SBS에서까지 방영되고,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 역을 맡은 웬트워스 밀러는 한국에서도 스타가 돼 CF에 등장한다. 케이블 TV는 가히 /미드 전쟁’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가이버> 등이 인기를 누렸던 1980년대처럼 다시 한국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드의 매력은 무엇일까.

미드에는 별난 캐릭터들이 산다

요즘 한국에서 인기 있는 미드 캐릭터들은 별난 구석이 많다. <프리즌 브레이크> 의 마이클 스코필드는 누명을 쓴 형을 위해 치밀한 탈옥계획을 세우는 천재고,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히어로즈> 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들이 주인공이다. 심지어 <덱스터> 의 주인공 덱스터(마이클 C 홀)는 ‘연쇄 살인범을 연쇄 살인’한다.

이런 캐릭터들은 국내 인기 미드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다. 특이한 캐릭터가 독특한 상황에 빠져 만들어내는 기발한 이야기가 시청자를 빨아들인다. 수사 드라마 와 메디컬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같은 장르 드라마 역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꼼꼼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모르는 전문 분야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여기에는 편당 평균 제작비만 수 십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본력, 완벽한 사전제작 등 충실한 준비가 가능한 제작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음은 물론이다. 지금까지 스타 중심의 멜로드라마에 익숙했던 대중들에게 미드는 ‘새로운 이야기꾼’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30 세대가 원하는 것을 보여준다

몇 년 전 인기를 얻었던 미드는 <프렌즈> <섹스 & 시티> 등이었다. 반면 요즘은 <프리즌 브레이크> <히어로즈> <위기의 주부들> 등이 인기다.

<섹스 & 시티> 등이 미국 뉴욕의 라이프 스타일과 트렌드를 기반으로 국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애정묘사 등을 보여준 것과 달리, <프리즌 브레이크> <히어로즈> 는 다양한 캐릭터와 치밀하고 복잡한 스토리, 아슬아슬한 서스펜스와 예상외의 반전 등 이야기 자체가 가지는 힘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해외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지금처럼 쉽게 얻을 수 없었던 과거에 뉴요커들의 문화적 트렌드를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줬던 미드가 이제는 어린시절부터 온갖 작품들을 통해 어지간한 영상과 스토리에는 놀라지도 않는 영상세대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매년 장르를 가리지 않고 방대하게 제작되는 미드가 한국 드라마보다 오히려 한 발 앞서 한국의 젊은 시청자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섹스 & 시티> 이후 한국에서 여성의 일상과 트렌드를 다룬 작품이 제작되고, 와 <그레이 아나토미> 이후 장르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는 현상이 이를 반증한다.

미드, 대체 불가능한 시장인가

미드의 영향력은 앞으로 국내에서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으리라는 전망이다. TV 칼럼니스트 정석희씨는 “지금 <프리즌 브레이크> 에 열광하는 젊은 시청자들이 중년이 될 때면 그들의 시청 취향이 곧 주류가 된다.

<프리즌 브레이크> 나 등의 작품을 한국 드라마 제작비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무한정 수출할 수 있는 미드가 한국에도 큰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은 앞으로도 크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미드에 필적할 장르 드라마를 만들어내지 않는 한 미드는 독점적인 시장을 유지한 채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은 제작비뿐만 아니라, 제작 시스템에서도 미드에 밀린다는 점이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안녕, 프란체스카> 와 <소울메이트> 를 연출한 MBC 노도철 PD는 “미드는 촬영 전 철저한 사전기획이 수반 돼 제작 프로듀서의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

반면 한국 드라마는 여전히 빠듯한 제작일정으로 인해 현장 제작진의 역량에 거의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하얀거탑> 의 경우 제작일정에 쫓겨 마지막 회 방영 도중 남은 분량을 편집했을 정도. 노 PD는 “앞으로는 전 세계 드라마와 경쟁을 해야 한다. 우리 역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둔 제작시스템 개혁과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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