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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의 문학 더하기 공연 성군의 호젓한 능 수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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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의 문학 더하기 공연 성군의 호젓한 능 수놓고…

입력
2007.05.1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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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 그윽한 세종대왕릉 능침이 여름밤 환상적인 시극(詩劇)의 무대로 변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문학나눔추진위원회(위원장 김치수)는 18, 19일 오후 7~8시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릉 야외무대에서 <봄날의 꿈> 을 공연한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문학 나눔 큰 잔치’가 준비한 특별 선물이다. 올 초 캄보디아에서 열린 앙코르 – 경주 엑스포 폐막 공연을 맡아 호평 받았던 김아라씨가 지난 해에 이어 연출자로 나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경림, 함민복, 황인숙, 채호기 등의 시 26편을 중심으로 구성, 조병준 시인이 쓴 공연 대본에는 아취가 그득하다. 한 소년이 숲길을 따라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여정을, 인생의 행로를 의미하는 사계절 변화와 포개어 표현한다. 연출자 김씨는 “계절의 순환을 통해 생명의 순환이라는 주제를 형상화하고자 했다”며 “연극뿐 아니라 발레와 마술도 어우러지는 색다른 복합 장르의 음악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대는 크게 둘로 나뉜다. 공연 전반부는 소나무 숲에 설치된 가설 무대에서, 후반부는 능침에서 진행된다. 피날레에는 능침을 스크린 삼아, 봄으로의 회귀를 상징하는 이미지와 한글 낱말이 비춰지는 영상쇼가 펼쳐진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임동창씨가 7년 여의 공백을 깨고 무대의 음악 감독으로 나서기도 한다. 그 간 칩거하며 정악(正樂)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매진해 온 임씨는 그 결과를 무대 음악 곡으로 삼아 현장에서 직접 피아노로 연주한다.

한편 18일 오후 5시 30분부터는 문학나눔위에서 운영하는 인터넷라디오 ‘문장의 소리’ 공개 방송이 능 내 별도 무대에서 1시간 동안 열린다. 조연호 시인의 연출과 소설가 이기호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공개 방송엔 소설가 박범신, 은희경씨와 여주 출신 소설가인 김재영씨가 초대 손님으로 나선다. 재즈 가수 말로, 아카펠라 그룹 아카시아도 출연해 방청객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19일 같은 시간에는 시 노래 모임 ‘나팔꽃’의 콘서트가 열린다. 나팔꽃은 1999년 김용택, 정호승, 도종환 등 시인들과 백창우, 김현성, 안치환 등 음악인들이 모여 만든 예술 동인으로,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통해 꾸준히 공연을 가져왔다. 이번 콘서트엔 이 달 초부터 문학나눔위 홈페이지에서 e메일 시(詩) 편지 발송을 담당해 오고 있는 안도현 시인이 동인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설 계획이다. 또 행사 이틀 동안 오후 3시~5시 30분까지 문학 카페가 운영된다.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읽어볼 수 있도록 문화예술위 선정 우수문학도서가 전시된다.

이번 문학나눔 잔치 행사에는 장애인 복지 시설, 여성 보호 시설, 청소년 보호 시설 등 문화 소외 지대에 있는 250명이 초청된다. 특히 <봄날의 꿈> 공연때는 수화 번역도 준비, 청각 장애인들도 시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올해 행사는 한글과컴퓨터(대표 백종진)에서 개최 비용 2억을 후원했다. 행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웹페이지(http://nanum.munjang.or.kr) 참조.

발레리나들이 연극 배우와 함께 <봄날의 꿈> 을 연습하고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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