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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승적 타협으로 해결된 한나라당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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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승적 타협으로 해결된 한나라당 사태

입력
2007.05.1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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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분규를 빚어온 경선 룰에 대해 어제 전격적으로 양보의사를 밝힘으로써 한나라당의 위기 사태가 해결됐다. 이 전 시장은 강재섭 대표가 제시한 중재안 중 국민투표율 하한선을 67%로 보장한 여론조사 반영 비율 조항을 조건 없이 포기하겠다고 했고, 박근혜 전 대표는 "잘 판단하셨다"고 즉각 환영했다.

이ㆍ박 양측의 첨예한 대치로 정면 충돌이 우려됐던 상임 전국위원회는 문제의 쟁점조항을 삭제한 새로운 합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경선 룰 하나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정당이 정권 도전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렇게나마 대승적 타협을 이루기가 그리 쉬운 것도 아니다. 이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시점에서 저만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의 승리를 위한다는 마음에서 결심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중재안은 이 전 시장에게 보다 유리한 것으로 여겨졌고, 그는 지지율에서 앞서 가는 주자였던 것이 사실이다. 박 전 대표의 당헌 당규 상 원칙론도 일리가 있었지만 이 전 시장의 결심을 강자의 아량으로 간주하는 데 인색할 필요는 없다.

사태의 극적 해결은 그러나 궁극적으로 한나라당과 두 유력 주자가 국민 앞에 내놓은 공동의 작품이라 할 만하다. 그 간의 과정과 내용이 어찌 됐든 갈등과 대치의 정점에서 분열과 파국을 막아냄으로써 결과적으로 양측은 격렬했지만 솔직하게 원 없는 대결을 편 셈이 됐다.

명분 없는 이전투구로 큰 실망을 초래했지만 최대의 지지 후보들을 보유한 제1당으로서 자칫 또 한 번의 분당의 기록을 피하고 최소한의 체면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럽다. 분쟁의 한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로서 공정한 경선 관리라는 책임이 더 커진 강 대표의 어깨도 무겁다.

한나라당의 본격적인 후보 경쟁은 지금부터다. 명색이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정당, 그리고 주자답게 멋진 승부를 펼쳐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집권 자격을 입증하고 수권 능력을 인정 받는 과정으로 선의의 경쟁, 아름다운 경선을 보일 때 지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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