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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계 4인조 코미디언 '악의 축' 美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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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계 4인조 코미디언 '악의 축' 美서 인기

입력
2007.05.1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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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들은 미국을 신나게 욕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다만 모두 영어로 욕을 해야 한다. 아랍어로 말하면 알라신이 듣기 때문에 절대로 안된다.”

중동계 4명으로 구성된 코미디언 그룹이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의 소극장에서 이런 조크를 던지자 관객석은 웃음 바다로 변했다. 최근 ‘악의 축(Axis of Evil)’이란 독특한 이름을 가진 이들 코미디언 그룹이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악의 축’이란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2년 연두교서를 통해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지칭한 말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불량국가’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들이 결성된 것은 2005년 11월. 멤버는 팔레스타인계 2명, 이란과 이집트 출신 4명이다. ‘악의 축’은 그간 미국인이 중동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역이용해 전쟁과 테러, 폭탄 자폭 등을 소재로 관객의 웃음을 끌어내 왔다.

한 치만 어긋나도 현재의 팔레스타인 정세와 이라크 사태, 이란 핵 문제와 맞물려 목숨을 위협받을 수도 있지만 이들은 ‘살얼음을 걷는 듯한’ 코미디를 계속하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려진 이들의 쇼는 30만번 이상의 접속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고, 전국 15개 도시 순회공연도 전부 만원사례를 기록했다.

그룹의 리더인 팔레스타인계 애론 카이데르는 “미국에선 팔레스타인이라는 것만으로도 무장세력과 테러범을 떠올린다. 웃음을 통해 그런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싶다”고 결성 취지를 소개했다. 이란 출신 마즈 좁라니는 “우리의 개그에 많은 관객들이 공감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은 미국인들이 상투적인 보도에 넌덜머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직업을 버리고 그룹에 가세한 팔레스타인계 딘 오베이달라는 “2001년 9ㆍ11 테러 전까지 중동출신이란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고향을 말하기만 해도 백안시 당하고 혹시 테러범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며 “무대에 서는 것은 내 자신 뿐만 아니라 같은 걱정을 하는 친지와 다른 많은 중동 출신 이민자들에게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흔 스포츠한국기자 viva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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