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티카르 무하마드 초드리 전 대법원장 해임으로 촉발된 파키스탄의 정국 혼란이 최악의 유혈충돌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쿠데타로 집권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권좌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12일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발생한 여야 지지세력간 유혈 충돌로 야당 지지자 34명이 숨진 데 이어 13일 파키스탄 정부가 사건 관련자들에 발포를 허용함에 따라 관련자 3명이 사살되고 수명이 납치돼 참수되는 등 이날 밤까지 사망자가 40여명에 이르렀다고 로이터와BBC 등외신들이보도했다.
14일 오전에는 무장 괴한이 대법원 고위 관리인 시에드 하미드 자라를 그의 자택에서 총격 살해했다고 AFP 통신이보도했다.
이슬라마바드 경찰에 따르면 라자는 초드리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적법한지 여부를 심리하는 공판이 열리기 수시간전에 암살됐다.
최근 사태는 3월 무샤라프 대통령에 의해 직권남용 혐의로 해임된 뒤 반정부 시위의 선봉에선 초드리 전 대법원장을 마중하러 그의 지지자들이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 공항으로 가던 중 친정부 무장단체인 MQM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발생했다.
인도에서 이주해 온 파키스탄인들로 구성된 MQM은 델리 태생인 무샤라프대통령을 지지해 왔다.
야당과 반정부 단체 등은 이번 유혈사태를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 확산의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내 6개 이슬람 야당 연합체인 무타히다 마질리스-이-아말(MMA)은 14일 무샤라프의 군사 통치에 항거하는 전국적인 파업을 벌일 것을 촉구했다.
반정부 시위가 군인들을 다수 배출한 펀자브주(州)의주도 라호르까지 확산될 경우, 1999년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무샤라프의 군부 내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키스탄에서 반정부 운동이 확산된다면 11월 임기가 끝나는 무샤라프가 연말 선거에서 재집권에 성공할 확률
도낮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무샤라프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얼마나 계속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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