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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위해 큰 차 탄다?

입력
2007.05.1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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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위해 큰 차를 타고 다닌다’는 말은 진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13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 따르면 소형 승용차와 중형 승용차 사이의 안전도(차량 충돌에 따른 사망률)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하지만, 중형급 이상에서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IIHS가 미국에서 차량 등록된 뒤 운행 중인 1억1,176만대의 2001~2004년 사고기록을 분석한 결과, 차량 무게가 1,133㎏(2,500 파운드) 미만인 소형 승용차의 충돌 사고 시 탑승자 사망률(100만대당 148명)이 준중형(1,133~1,359㎏) 보다는 1.5배, 중형(1,359~1,586㎏)보다는 두 배 가량 높았다. 그러나 중량이 1,586㎏ 이상이며 차체가 큰 대형 차량의 사망률은 100만대 당 81명으로 오히려 중형보다 높았다.

무게가 가볍고 차체 면적이 적어 사고 충격을 흡수할 절대적 공간이 적은 소형차는 사망률이 높지만, 차량의 크기와 무게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안전도는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IIHS는 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우 2륜 구동 차량보다는 4륜 구동 차량의 사망률이 낮으며, 승용차에서는 2도어 보다는 4도어 차량의 사망률이 낮다고 밝혔다. 차체 중량이 1,585~2,038㎏인 중형 2륜 구동 SUV의 경우 사망률은 100만대 당 81명으로 같은 크기의 4륜 구동 SUV(59명)보다 12명이 높았다. 대형 SUV에서도 4륜과 2륜 구동의 사망률은 각각 47명과 57명이었다.

한국에서는 드물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2도어 차량(준중형 이상)의 경우 동급의 4도어 차량보다 사망률이 20% 이상 높았다. 준중형 2도어 차량의 사망률은 100만대 당 134명인 반면, 동급 4도어 차량 사망률은 103명이었다. 한편 상대적으로 과속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 스포츠카의 사망률이 중형을 제외하고는 동종 일반 차량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IIHS는 이번 조사에서 개별 모델의 사망률도 공개했는데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승용차 부분에서는 중위권 수준, SUV에서는 최상위 수준의 안전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기아차 스펙트라의 사망률은 각각 93명과 100명으로 평가됐는데, 이는 혼다 시빅(74명)이나 폭스바겐 골프(45명)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포드 포커스(118명)나 미쯔비시 랜서(125명) 보다는 낮은 것이다.

또 2001년부터 2004년 중 미국에서 운행된 현대차 쏘나타의 100만명 당 사망률은 73명으로 동급 평균(71명)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현대차 싼타페는 2륜 구동 SUV가운데 가장 낮은 사망률(47명)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고가로 판매되는 외제 럭셔리 브랜드 사망률도 공개됐는데, 중형 부문에서는 인피니티 G35가 11명으로 가장 낮았고 다음으로는 렉서스 ES330(18명),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24명), BMW 3시리즈(35명) 순으로 낮았다. 대형차에서는 BMW 7시리즈(100만대 당 11명)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21명)를 누르고 사망률이 가장 낮은 차로 분석됐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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