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가지 씌우지 않기로 결의한 딜러들의 모임인 ‘중고차 드림팀’ 홍순문 대표는 요즘 얼굴에 화색이 돈다. 4월 이후 드림팀 딜러들의 중고차 매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4월부터 5월 10일까지 20대가 팔렸는데, 올해는 46대로 두 배나 늘었다.
지난달 중반 이후 한국 경제의 윗목이라고 할 수 있는 서민 경제에도 미약하나마 온기가 감돌고 있다. 서민들이 주고객인 중고차ㆍ소형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가 하면, 전자업계와 유통업계에서도 매기가 감돌고 있다.
요즘 자동차업계의 최대 화제는 GM대우의 약진이다. 지난해 4월까지 내수 판매가 3만5,900대(9.8%)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4만6,200대(11.8%)로 28.6%나 높아졌다. 이는 전체 증가율(7.2%)보다 4배 가량 높은 것이다.
GM대우의 성적은 이 회사의 주력 차종이자, 서민들이 주로 찾는 경차와 소형차의 인기가 되살아 났기 때문이다. 특히 경차 마티즈의 인기(4월말까지 1만7,908대)는 가히 폭발적으로,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이 43.4%에 달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차 값이 올라가고,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자동차경매장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고차 거래는 46만5,000대로, 사상 최고였던 2002년 1분기(46만5,000대)보다 1만대가 많았다. 차 값도 마티즈, 베르나 등을 중심으로 10만~30만원 상승했다. 대우차판매 성백창 차장은 “소형과 중고차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엿보이는 등 전형적인 경기 회복기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가전업계도 마찬가지. 에어컨은 판매량이 전년 대비 70%, 냉장고는 10% 정도 늘어났으며, 디지털TV와 노트북 판매량도 20% 가량 증가했다. 유통업계에서도 ‘가정의 달’ 선물 수요 증가로 5월 롯데백화점의 10일 현재 매출이 지난해보다 5%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매출 증가율이 10%를 넘어섰다.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에는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으나 5월 이후에는 4.7% 증가로 돌아섰다.
일부에서는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게 아니라, 업체들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와 일찍 찾아온 무더위 등 돌발변수에 따른 것이라는 반론이다. 실제로 GM대우는 대당 800만원 마티즈에 50만원짜리 에어컨을 끼워주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고, 가전업체도 가격을 파격적으로 인하한 상태이다. 신세계 장혜진 과장은 “5월 매출 신장은 한 달 빠른 무더위 때문에 여름 상품 구매가 늘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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