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 룰 다툼을 바라보는 한나라당 중립 의원들의 해법은 뭘까.
정형근 최고위원은 양 캠프 좌장들의 ‘맞짱 토론’을 제안했다. 정 최고위원은 13일 “이 전 시장 캠프의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 박 전 대표 캠프의 서청원 전 대표 등 양 캠프에서 전권을 일임 받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 대화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둘이 만나 논의한다면 충분한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홍준 의원은 ‘백척간두(百尺竿頭) 진일보(進一步)’를 주문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중 어느 한 사람이 먼저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위태롭거나 불리한 상황일수록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면서 “그것이 당은 물론, 결국 본인에게도 득이 된다”고 말했다. 양보할 경우 당장은 불리할지 몰라도 국민에게는 ‘당을 살리기 위해 희생한 정치인’으로 비쳐져 나중엔 국민의 지지를 더 얻을 수 있다는 게 안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양보하는 자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영세 최고위원은 “현재 지도부는 한 줌밖에 안 되고 대부분의 인사들이 두 대선주자 중심으로 모여 있다. 두 사람만이 파국을 막을 수 있다”며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정문헌 의원은 “4ㆍ25재보선 직후 지도부가 사퇴했어야 하는데 때를 놓쳐 일이 더 꼬인 것 같다”면서 “지금이라도 전당대회 등을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중립 의원들은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에 상대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이날 전화 설문에 응한 11명의 중립 의원 중 8명은 강 대표의 중재안이 형평성을 잃었다고 봤으며, ‘강 대표의 중재안을 상임전국위원회에서 표결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 의원도 8명이었다.
그러나 강 대표가 대표ㆍ의원직을 사퇴하기 전에 양측의 분쟁이 해결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5명)이 부정적인 전망(3명)보다 많았다. 대립은 가파르지만, 파국은 양측 모두 부담인 만큼 결국 정치적 해결을 보지 않겠느냐는 다소 막연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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