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13일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한화그룹 김승연(55ㆍ구속) 회장을 불러 조직폭력배 동원 의혹과 흉기 사용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김 회장은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폭행 현장에 있었다고 시인했지만 조폭 동원과 흉기사용 의혹은 계속 부인했다.
경찰은 특히 김 회장이 피해자들에게 전기 충격기를 사용했는지도 캐물었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 회장은 사건 당일(3월8일) 청계산에서 S클럽 종업원 조모(33)씨의 등을 쇠파이프로 때린 뒤 조씨의 머리와 종업원 김모(26)씨의 목에 전기봉으로 충격을 가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전기봉과 쇠파이프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경찰은 그동안 잠적한 김 회장의 차남 친구 이모(22)씨가 자진 출두함에 따라 김 회장 폭행 목격 내용 등을 조사했다. 이씨는 강남구 청담동 G가라오케, 청계산, S클럽 등 폭행현장 3곳을 모두 동행한 유일한 제3자로 사건 실체를 밝히는 데 핵심인물로 꼽혀왔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합의금 명목으로 80억원을 요구했다는 한화측 주장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구속영장에는 김 회장측이 여러 통로를 통해 다수의 폭력조직을 동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김 회장의 지시를 받은 한화그룹 김모(52) 비서실장과 진모(40ㆍ구속) 경호과장이 거물급 조폭과 협력업체 대표를 통해 가담자를 모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폭력배가 동원된 3개 경로를 확인했다.
범서방파 행동대장 출신 오모(54)씨는 부하 조직원 김모씨에게 지시해 폭력배 5,6명을 불렀다. 경찰은 오씨의 휴대폰 통화 기록을 조회한 결과 호남 출신 3,4개 폭력조직에 연락, 추가로 사람들을 모집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오씨가 현장을 총지휘했다고 보면 된다. 조폭 동원 전모를 밝혀 줄 핵심 인물”이라며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오씨의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폭행 현장인 G가라오케 사장 장모씨도 폭력배를 동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장씨는 북창동 S클럽에서 술집 종업원들을 모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종업원들을 직접 때리기도 했다. 경찰은 장씨가 사건 당일 폭력배로 의심되는 다수의 사람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로 폭력배를 동원했는지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폭행 현장 3곳에서 휴대폰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협력업체 대표 김모(49)씨도 전북 김제와 군산 출신 폭력배들을 다수 동원한 정황이 드러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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