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3일 대선후보 경선 룰에 관한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광주를 찾은 이 전 시장은 이날 상무시민공원에서 열린 5ㆍ18 기념 마라톤에 참석한 뒤 캠프 내에 양보론을 주장하는 인사들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나”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파국을 막자”는 온건론과 “타협은 없다”는 강경론이 맞섰던 캠프의 기류도 급속히 강경론 쪽으로 기우는 양상이다.
캠프 내에선 이재오 최고위원을 필두로 한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이 “전투를 피하지 말자”는 강경한 태도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협상은 없다”며 “절차에 따라 15일 상임전국위에서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을 통과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영남쪽 중진은 “앞서는 후보가 대승적 차원서 양보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며 양측간 극한 대결로 8월 경선이 무산될까 우려했다.
이 전 시장의 타협 불가론에 대해 박형준 의원은 “이번에 미봉해도 막무가내식으로 양보를 요구하는 상황이 또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양자간의 갈등을 근본적으로 매듭지어야 할 시간”이라는 것이다. 조해진 공보특보도 “강 대표의 쇄신안을 수용했는데도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 것을 보고 (이 전시장이) 많은 교훈을 얻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시 양보하면 국가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참모들의 조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전시장은 이날 마라톤 참가에 앞서 망월동 묘지에 들러 5ㆍ18 기념탑에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5ㆍ18 민주화운동이 미래 대한민국의 화합과 번영의 축이 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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