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다이아몬드는 과연 줄었을까.
1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세계다이아몬드회의(WDC)는 이에 대한 극명한 시각차를 보여줬다.
WDC에 따르면 세계 여론의 호된 비판으로 다이아몬드 거래의 투명성은 높아졌다. 연간 시장규모 130억 달러 중 ‘피의 다이아몬드’는 1999년 4%에서 0.2%로 줄어들었다.
거래 투명성이 진전되자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라이베리아에 부과한 다이아몬드 수출금지 조치를 7년 만에 해제했다. 유엔은 2001년 라이베리아 정부가 다이아몬드 판매자금으로 시에라리온 반군을 지원, 내전을 일으키자 금수조치를 내렸었다. 지난 연말 개봉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는 이를 소재로 다뤘다.
다이아몬드의 도덕성 문제는 주로 부패한 정권과 연결된 것이었다. 그러나 범죄ㆍ테러 조직까지 다이아몬드를 선호하고 있어, 도덕성 문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러시아 국영 다이아몬드 회사인 알로사의 세르케이 비보로노프 최고경영자는 “얼마나 많은 다이아몬드가 범죄조직에 의해 은밀하게 거래되는지 정확한 규모조차 알 수 없다”며 ‘킴벌리 프로세스’는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킴벌리 프로세스는 분쟁지역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의 매매를 금지한 국제협약으로 7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비정부기구인 ‘글로벌 위트니스’는 여전히 아프리카의 부패한 정권이 다이아몬드 채굴 등의 과정에서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저임금ㆍ강제노동을 비롯, 아동착취가 자행되는 것으로 지목된 국가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앙골라, 코트디부아르 등이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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