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를 눈물로 보내는 예쁜 공주! 화랑 원술랑을 사모했든 것이 잘못일까?”
1950년 국립극단 창단작 <원술랑> (유치진 작ㆍ허삼석 연출) 공연 후 원술랑의 약혼녀인 비운의 공주를 연기한 배우 백성희가 한 남성 관객에게 받은 팬레터 내용의 일부다. 26세의 여배우가 83세가 될 때까지 고이 간직해온 빛바랜 엽서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로비에 전시돼있다. 원술랑>
7월1일까지 이어지는 <국립극단 57년> 전은 <원술랑> 부터 올해 4월 열린 208회 정기공연 <황색여관> (이강백 작ㆍ오태석 연출)까지, 국립극단의 57년 역사를 한 눈에 보여준다. 대본, 사진, 포스터, 도면, 소품, 영상물 등 1,000여종의 기록이 한 데 모였다. 월탄 박종화가 유치진에게 보낸 엽서, 80원이라는 요금이 적혀있는 1974년 <만선> 의 신문 광고 등이 눈길을 끈다. <원술랑> 의 주인공 의상도 이번 전시를 통해 복원됐다. 원술랑> 만선> 황색여관> 원술랑> 국립극단>
국립극장은 내년 한국 연극 100주년과 공연예술박물관 건립을 앞두고 국립극단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사라져가는 자료의 체계적인 보존을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극단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유치진, 이해랑, 김동원, 차범석, 허규, 이근삼의 유품으로 꾸며진 특별 부스도 마련됐다. (02) 2280-4115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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