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때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여대생이 의수(義手)를 한 채 봉사활동에 헌신해 학교에서 주는 봉사상을 받는다.
건국대 행정학과 4학년인 이현주(23·여)씨는 5월15일 개교기념식에서 성신의봉사상 중 '신'상과 장학금을 받는다. 2002년 장애학생특별전형으로 건국대에 입학한 이씨는 중학교 때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자원봉사를 대학생이 돼서도 계속해 교수 직원 동료학생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남2녀중 장녀인 이씨는 3세때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를 따라갔다가 작두에 왼쪽 팔꿈치 아래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해 의수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이씨 부모는 딸이 더욱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권유했고 이씨도 부모의 뜻을 따랐다.
대학에 입학한 후 이씨는 장애우 시설인 '가브리엘의 집'에서 1년여 동안 봉사활동을 했다. 특히 2006년 여름방학때는 학교에서 지원하는 성신의 해외봉사단의 단원으로 9박10일간 필리핀에서 해비타트운동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집을 지었다. 당시 이씨가 장애인임을 안 현지인들은 이씨에게 "you're strong"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9월부터는 관악구 봉천동 청소년교회 부설 공부방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공부방 봉사에서는 처음에는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하던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공부만이 아니라 가정의 어려움과 학교생활의 고충 등을 함께 얘기하면서 제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저의 작은 관심으로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는 중·고교생 때도 양로원 고아원 꽃동네 아동학대예장센터 등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이씨의 부모도 매년 5월 운영하는 식당에서 경로잔치도 열고 있다. 또한 소년소녀가장을 후원하고 있다.
이씨는 "장애우 시설 봉사에서 소외된 이웃과 사회의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고 제가 가진 장애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더 절실히 하게 되었다"며 "나누는 삶에 대한 행복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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