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11일 끝난 장성급회담에서 5월 17일 경의ㆍ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하기 위한 군사보장 조치 마련에 합의함에 따라 한국전쟁으로 철로가 끊긴 지 56년 만에 남북의 열차가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가로질러 남북을 달리게 됐다.
남북은 지난달 27, 28일 13차 남북 도로ㆍ철도 연결 실무접촉을 갖고 ▦시험운행의 방법과 절차 ▦참석 규모 ▦안전 점검 ▦공동 기념행사 등을 지난해 합의한 것과 비슷한 수준에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열차 출발 시간은 지난해 합의한 오전 11시에서 오전 11시30분으로 늦췄다.
17일 시험운행은 경의선은 남측이, 동해선은 북측이 주관해 진행된다. 경의선은 문산역을 출발한 남측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역까지 27.2㎞를 달려간 뒤 다시 돌아오고, 동해선은 반대로 금강산역에서 출발한 북한 열차가 남측 제진역까지 25.5㎞를 달려왔다가 돌아간다.
경의선 열차는 오전 11시30분 출발, 임진강역과 도라산역을 거쳐 12시10분께 군사분계선을 통과하게 된다. 개성역에는 오후 1시에 도착한다. 27.2㎞에 불과한 구간이지만, 안전문제 때문에 서행할 수밖에 없고, 도라산역과 판문역에서 출입 검사를 각각 10분씩 진행하기 때문에 시험운행에는 1시간 30분이 걸린다.
같은 시각 금강산역을 출발한 동해선 열차도 삼일포역, 감호역을 거쳐 낮 12시30분께 제진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시험운행에 투입되는 열차는 디젤기관차 1량에 객차 5량으로 구성되며 각 열차에는 정부 관계자, 내빈, 보도진 등을 비롯해 남북측에서 각각 100명씩 탑승할 예정이다.
경의선 열차에는 남북 장관급회담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동해선 열차에는 남측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북측 김용삼 철도상이 탑승하게 된다.
특히 경의선 열차에는 행사 당일 오전 버스를 타고 미리 남측으로 온 북측 관계자들이 동승해 개성역까지 가고, 동해선 열차에는 남쪽에서 넘어간 관계자들이 북측 열차를 함께 타고 제진역으로 내려오게 된다. 이들은 개성과 제진역에서 공동 오찬 행사도 갖는다.
시험운행에 앞서 오전 10시30분부터는 두 열차의 출발역인 문산역과 금강산역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식을 연다. 이 행사에는 일반 시민이 최대 300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
시험운행이 끝나면 남측은 열차의 정식 개통과 정기열차 운행 등을 북측에 강력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험운행 성사에만 3년이 걸렸고, 북한의 철도 기반 시설이 열악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위해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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