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여성 작곡가인 김순애씨가 6일 오전 6시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 있는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당뇨로 고생했던 고인은 2003년부터 세 딸이 있는 미국에 머물렀다.
남편인 성악가 김형로 전 서울대 음대 교수는 한국전쟁 때 납북돼 타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4월의 노래>와 <그대 있음에> 등 150여곡의 가곡을 남겼으며 기악곡과 오페라도 작곡했다. 그대>
황해도 안악에서 태어난 고인은 이화여전 재학 시절인 1938년 첫 창작곡 <네잎 클로버> 를 만들었고, 1946년에는 첫번째 작곡발표회를 열었다. 1957년 미국 이스트만 음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한국작곡상, 대한민국예술원상,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받았다. 네잎>
고인은 외국에서 체계적으로 서양 음악을 공부한 첫 번째 여성 작곡가였지만, 한국의 정서를 표현하는 데는 가곡이 가장 적합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
고인의 작품 세계를 연구 중인 채현경 이화여대 음대 교수는 “서양 음악의 기법을 쫓기보다 한국적 음악으로 세계인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는 글을 1959년에 쓴 분”이라면서 “한국 음악의 세계화를 주장한, 시대를 앞선 작곡가”라고 말했다. 원로 작곡가 이영자(76)씨는 고인에 대해 “창작 음악의 불모지를 개척한 선구자”라고 평가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 12일 오전 9시 영락교회에서 발인 예배가 있다.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진건면 영락교회 공원묘지. (02)3410-3153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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