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9일 발표된 강재섭 대표의 경선 룰 중재안에 대해 “원칙이 무너졌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기가 막힌다”며 “고스톱을 칠 때에도 룰이 있고 한번 이렇게 하자고 하면 화투 치다가도 바꾸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대전 연정국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충청포럼’ 특강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며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자꾸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꾸 룰을 흔드는 것은 어떤 개인에게는 유리할지 몰라도 당으로서는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며 “자기들이 약속한 룰 하나 지키지 못하는 정당에 국민이 신뢰를 보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자신이 확실히 이기는 규칙이 될 때까지 규칙을 바꾸고 또 바꾸자는 식으로 하면 끝이 없다”고 이명박 전 시장측을 겨냥했다.
그는 “이런 일로 국민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원칙을 지켜야만 국민이 한나라당을 믿을 수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강 대표의 중재안에 대해 “첫째 기본 원칙이 무너졌고, 둘째 당헌ㆍ당규가 무너졌으며, 셋째 민주주의 기본 원칙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잘났거나 못났거나 이 지역에 살든 저 지역에 살든 한 표인데 어떤 사람 표는 인정하고 어떤 사람 표는 인정하지 않는 법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며 “강 대표의 안은 표의 등가성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재안을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여러분들이 생각해 봐라. 그걸 받아들여야 하는지…”라며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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