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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늘어도 박탈감만…

입력
2007.05.1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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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지갑 사정이 나아지고 소비도 다소 살아났지만 상ㆍ하위 가구간 소득 격차 폭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1ㆍ4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전국 가구 중 상위 20%의 평균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은 1분기 8.4배로 지난해 1분기(8.36배)보다 악화했다. 이는 통계청이 2003년 관련 통계를 낸 이래 최대치다.

특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 온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 역시 5.95배로 지난해 1분기(5.80배)에 비해 악화하면서 사상 최대폭으로 커졌다.

상위 20%인 5분위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768만5,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1% 늘어난 반면 하위 20%는 평균 129만2,000원으로 9.2% 증가에 그친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소득이 증가했다. 농어업 가구를 제외한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25만1,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6.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상승률(7.7%)보다는 둔화했지만 1분기 기준으로는 2004년(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이 많이 늘었다. 지난해 동기 대비 9.3% 늘어난 376만4,000원으로, 1ㆍ4분기 기준 증가율로는 2001년(9.8%) 이후 6년 만의 최고치다.

대기업 종사자 등이 속한 도시근로자 가구에서 상여금 지급 등의 이유로 증가세가 더욱 뚜렷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소득 증가와 함께 소비도 개선 조짐을 보였다.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29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증가해 2006년 1분기의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3.9%)을 넘어섰고,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비지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5.4% 많아져 2006년 1분기 증가율(3.4%)을 크게 앞섰다.

다만 세금, 연금 등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비소비지출 증가율(전국 가구 7.3%)이 높아 소득 확대가 온전히 소비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비지출 중 꼭 써야 하는 주거비, 교통ㆍ통신비의 지출이 급증하고 세금과 사회보험료도 증가해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 가중되고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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