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을 위한 공식 대화를 시작하기로 해 지지부진하던 범여권 대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11일 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박 대표가 제안한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협의회 구성 문제 등을 논의한다.
우리당 관계자는 10일 “박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중추협 구성을 제안한 뒤 정 의장이 환영 의사를 밝혔다”며 “11일 두 사람이 조건 없이 만나 통합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 대표측도 “중추협 구성 문제 등을 다루기 위해 양당 대표가 첫 회동을 갖는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최근 정 의장의 접촉 시도를 세 차례나 거부했다. 민주당 중심 통합론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완강한 태도를 보이던 민주당이 사고초려(四顧草慮) 끝에 통합을 위한 대화에 응한 이유는 우리당의 2차 탈당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가만히 손을 놓고 있으면 우리당 탈당파 등에게 통합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취임 인사차 민주당을 방문한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가 박 대표에게 중주협 동참 의사를 분명히 한 것도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권 내 각 정파가 민주당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는 모양새로 대화의 장을 만들면서 대통합의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 힘을 쏟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은 금명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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