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박근혜 경선불참 시사/ 정말 갈라서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박근혜 경선불참 시사/ 정말 갈라서나

입력
2007.05.10 23:35
0 0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경선 출발선에 나란히 설 수 있을까, 아니면 분당의 결별 수순을 밟게 될까.

한나라당은 10일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 불참 시사 발언으로 하루 종일 술렁였다. 당 안팎에선 “박 전 대표 뿐 아니라 당도 벼랑 끝에 섰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일단 시선은 박 전 대표에게 쏠렸다. 이명박 전 시장은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강재섭 대표의 경선 룰 중재안에 불만을 갖고 있는 박 전 대표측을 자극한 셈이다.

박 전 대표의 경선 불참 시사는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 ‘원칙을 지킨다’는 말을 계속해 왔다. 이 때문에 경선 불참 가능성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중대한 심경 변화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박 전 대표가 당을 나가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경선 불참 시사 발언에 대해 현단계에서는 국면 전환을 위한 압박용이라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이날 MBC와의 인터뷰에서 “독자 출마하고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렵게 살려낸 당이 잘못 가고 있으니 바로 잡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중립 지대의 한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과의 싸움에서 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직은 많다”면서 “이날 발언은 ‘경선 불참’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하면’이라는 압박쪽에 더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의 이경재 의원도 “당이 위기인 것 만큼은 틀림없지만 박 전 대표가 탈당하거나 경선에 불참하리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정치는 벼랑 끝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이 경선 불참과 탈당으로 향하고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날 박 전 대표의 조소 섞인‘1,000표 줄 테니‥’발언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반목은 이미 정상 궤도를 이탈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두 사람이 동지로서 한나라당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를 넘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두 캠프에선 상대 주자의 ‘대통령 불가론’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된다.

한 당직자는 “두 사람의 현재 반목 수준이 경선 과정에서 앙금이 쌓여 대선주자가 탈당했던 과거 사례들과 비교해도 강도가 세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1992년 대선 때 신한국당을 탈당한 이종찬씨는 당시 김영삼 대표와 여러 점에서 부딪쳤지만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진 않았다는 해석도 있다. 박 전 대표가 2002년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회창 총재에 맞서 당 개혁을 내세우다 탈당했을 때도 지금처럼 갈등이 증폭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박성민 ‘민 컨설팅’대표는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과 결별하려면 당을 떠나서도 25% 정도의 지지도를 가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아직은 현실적으로 분당할 명분도, 실력도 부족하다”고 짚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탈당 후 약한 세를 보완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 등 호남세력과 손잡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지만 현실성은 낮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경선 불참 선언을 하는 순간 탈당은 외길 수순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