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4명 중 1명이 1억원 이상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억원의 대출을 받은 경우 최근 금리가 인상되면서 매달 원리금 상환부담이 111만3,000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1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 34만9,442명을 분석한 결과 1억원 이상 대출 고객은 7만9,419명으로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이중 1억~2억원 이하 대출 고객은 5만6,833명(16%), 2억~3억원 이하는 1만4,565명(4%), 3억~4억원 이하는 4,582명(1.3%), 4억~5억원 이하는 1,733명(0.4%), 5억~6억원 이하는 704명(0.2%)으로 각각 집계됐다. 10억원 이상 대출을 받은 사람들도 119명이나 됐다.
나머지 77%를 차지하는 1억원 이하 대출자들의 평균 대출 금액은 5,200만원이었다. 은행측은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지난해부터 신규 아파트 담보대출 고객의 경우는 대부분 1억~2억원 안팎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가운데 12%가 향후 1년 내 거치기간이 끝나고 이후 원리금 분할상환을 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근 금리상승 추세와 결합해 향후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한달 새 0.06%포인트 급증했으며 오는 7월에는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 요율 인상 등으로 은행별로 가산금리가 최고 0.3%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 6.2% 금리에 3년 거치, 15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1억원을 대출 받은 고객은 그 동안 매달 51만6,000원씩 이자를 냈지만, 금리가 0.3%포인트 오를 경우 연간 이자부담은 50만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다 원리금 분할상환이 시작되면 매월 부채상환부담은 111만3,000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만약 2억원을 대출 받고 분할상환을 시작하면 매달 222만7,000원을 은행에 갚아야 하는 셈이다.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의 월 평균 소득이 월 376만4,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대출을 받는 고객들의 연봉은 대개 3,000만~5,000만원 선"이라면서 "향후 1년 이내에 이들의 월수입이 획기적으로 늘거나 금리가 하락하지 않는 한 대출금 상환은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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