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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입양의 날'… 대통령 표창 유두한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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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입양의 날'… 대통령 표창 유두한씨 부부

입력
2007.05.1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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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유두한(52)ㆍ김정화(50)씨 부부는 다복하다. 슬하에 5남매를 두고 있다. 큰 딸 진아(30)씨와 막내아들 민성(6)이는 스물 네 살 터울이다. 유씨 말대로 “큰 딸이 일찍 결혼했으면 아들 뻘은 됨직한” 나이차다.

유씨 부부는 첫째와 둘째 딸 진영(27)씨를 배로 낳았다. 그러나 셋째인 정빈(8)과 넷째 채울(8ㆍ여) 등 세 명은 가슴으로 낳았다. 늦둥이 셋을 입양으로 둔 것이다.

첫 입양은 1999년 이루어졌다.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인테리어 사업가로 자수성가한 유씨는 가족간의 사랑과 정에 목말라 했고 입양을 오래도록 마음에 두고 있었다. “두 딸을 다 키우고 나니 외로움이 밀려왔다”는 그는 한 사회복지시설을 두드렸고 정빈이를 만났다. “위탁 양육하던 분이 정빈이를 안고 면회실로 들어오는데 ‘저게 내 아들이다’ 그런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그날 바로 정빈이는 한 식구가 됐다.

입양에 대해 두 딸은 대찬성이었다. “내가 더 나이 들고 병들면…”이라는 유씨의 걱정에 두 딸은 “결혼하더라도 저희가 키울게요”라고 화답했다. 입양 후 발달 장애가 발견돼 정신지체 2급 판정을 받은 정빈이는 가족의 사랑으로 3급으로 상태가 호전됐다.

유씨 내외는 2001년 민성이를 두 번째로 입양했다. 주변에서는 적극 말렸다. “친딸들 다 키웠고 입양으로 아들도 생겼는데 왜 고생을 또 사서하냐”는 반응들이었다. 하지만 내외는 요지부동이었다. 유씨는 “첫 입양이 힘들지 두 번째부터는 쉽게 결정을 내리게 된다”며 “내가 좋아서 사랑을 주는 일인데 남들 의식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입양한 채울이와의 만남은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지난해 2월 어느날 유씨는 아내의 손에 이끌려 고향인 전북 전주를 찾았다. 그리고 한 영아원에서 아내가 자신 몰래 약속을 잡아 놓은 채울이를 만났다. 그 전부터 채울이의 사연을 전해 듣고 입양하고 싶었던 김씨가 유씨 몰래 작전을 폈던 것이다.

채울이는 국내 입양이 잘 되지않는 7세였다. 곧 고아원으로 옮겨진다는 사정을 들으니 너무 딱 했다. 당분간 위탁양육 한다는 생각에 그날 바로 채울이를 데리고 서울로 왔다. “2달 함께 지내니 정이 들어 못 보내겠더라구요.” 그렇게 채울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유씨의 딸이 됐다.

유씨는 “입양으로 얻은 행복은 금은보화와도 맞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애들의 재롱잔치만으로도 어깨를 누르는 삶의 무게는 금세 사라진다. 아내 김씨는 4년 전부터 유방암 항암치료를 받고 있으나 “애들을 두 번 다시 불행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각오가 암과의 싸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유씨는 공개 입양을 역설했다. 양부모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비밀은 지킬 수 없고 결국 아이들에게 되려 큰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씨는 세 아이가 다 자란 뒤 친부모를 찾아줄 생각도 하고 있다. “낳은 부모와 기른 부모가 서로 왕래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김씨는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리는 제2회 입양의 날 기념식에서 입양에 대한 인식변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미국 입양아 출신으로 국내 입양문화 개선에 앞장선 최석춘(미국명 스티브 모리슨ㆍ51) 한국입양홍보회 이사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다. 대한사회복지회 사무총장 장상천(53)씨 등 40명에게도 표창이 수여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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