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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중재안 거부/ 결국엔 '딴나라당'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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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중재안 거부/ 결국엔 '딴나라당' 되나

입력
2007.05.1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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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분당을 포함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한발 더 다가서는 양상이다.

강재섭 대표가 9일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측이 거부의사를 밝혀 당의 진로는 시계(視界) 제로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수용의사를 밝히며 박 전대표를 향해 “대승적 견지에서 수용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당에 짙게 드리워진 분당 위기감이 현실화될지 여부가 박 전 대표의 선택에 달린 셈이다.

박 전 대표측은 일단 중재안을 거부했지만, 지도부 사퇴 요구 등 극단적 대응은 피했다. 박 대표측 최경환 의원은 “강 대표가 중재안의 위헌 여부 등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 스스로 원칙에 맞게 문제를 풀면 된다”며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대표가 전당대회 수임기구인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중재안 처리를 강행할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의 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박 전 대표측은 당내에서 ‘중재안은 비민주적 개악’이라는 여론몰이를 한 뒤 15일 열리는 상임전국위에서의 중재안 발의를 무산시키는 전략을 1차적으로 구사하고, 실패하면 전국위에서 표결을 통한 중재안 부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전 시장측은 경선 룰 공방이 장기화하면 제살 파먹기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전국위에서 새 당헌 당규를 처리해 속전속결로 경선 룰 공방을 끝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측과의 충돌 또는 전면적인 표 대결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과 대립으로 전국위 소집이나 표결 자체가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분당을 촉발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강 대표가 중재안이 전국위에 발의되지 못하거나 부결될 경우 강 대표 체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이다.

그러면 지도부 총사퇴 이후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문제에서부터 두 대선주자 진영은 또 격돌할 게 분명하다. 한 관계자는 “설사 박 전 대표측이 전국위에서 중재안을 부결시켜 전투에서 승리하더라도 이후 당은 무중력 상태에 빠지고, 양 진영은 상대방의 탈당 만을 바라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가지 경우는 중재안이 우여곡절 끝에 전국위원회를 통과하는 상황인데 이런 룰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박 전 대표측이 경선 불참 선언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일각엔 중재안이 전국위에 부의 되기도 전에 지도부 총사퇴론이 재 부상해 당이 요동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실제 소장파들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남경필 의원은 “대선주자들이 중재안을 받아들이든지, 지도부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고진화 의원도 중재안에 대해 “ ‘줄세우기 확장판’의 연장선상에 있는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주자들에게 “파국을 피하기 위해 차차선을 수용하는 슬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지만, 당은 불행한 결론을 향해 달리는 기관차에 올라탄 듯한 분위기이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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