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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선 룰 다툼, 그동안 할 만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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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선 룰 다툼, 그동안 할 만큼 했다

입력
2007.05.1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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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제시한 대통령 후보 경선 룰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 측이 거부의사를 밝혔다. 반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긍정적 반응이다.

경선 룰을 둘러싸고 양측이 첨예한 대립을 보인 가운데 당 대표가 중재자로서의 의견을 제시한 데 대해 다툼이 계속되는 난감한 상황이다. 내용의 합리성, 타당성은 다음 문제다.

강 대표의 중재안은 20만 명으로 돼 있는 기존 선거인단 규모를 더 늘리고, 투표율을 높이는 방안을 담아, 국민 참여 반영 비율의 하한선을 3분의 2로 한다는 것이다.

핵심 쟁점인 여론조사 반영 비중을 4만 명으로 고정하자는 이 전 시장측의 주장과, 투표율 기준으로 20%를 반영하자는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나름대로 절충한 안으로 여겨진다. 박 전 대표측은 국민 참여 반영률의 하한선을 정한 데 대해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공정한 룰이 민주주의의 전제라는 원칙에 이의를 달 이유는 없다. 이런 논쟁이 마냥 부질없는 싸움인 것만도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전부인가. 지금 한나라당 밖의 시선이 갖는 의문이 여기에 와 있음을 당사자들이 알 필요가 있다.

지지자들의 눈으로 볼 때 룰에 관한 논쟁이 빌미가 돼 분열을 재촉하고, 이로 인해 정권교체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면, 그래도 계속 싸울 것인가 하는 우려다. 그럴 경우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해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다짐해 온 정당으로서 무책임한 모순, 불성실한 위약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기에 문제는 복잡하지 않다. 민주적 룰이라는 것도 결국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다. 강 대표의 중재안이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이ㆍ박 양측의 대립이 도무지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를 단박에 외면하면 대안은 없다.

노무현 정권의 대안 세력으로 보수의 대표를 자임해 온 이상 한나라당은 당의 단일 후보를 국민 앞에 내세워야 할 의무가 있다. 지금까지 누리는 우세한 지지가 바로 여기서 비롯된 것 아닌가. 룰 싸움은 적절히 매듭짓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서 국민이 듣고, 보고 싶은 정치로 속히 제 자리를 찾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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